영양실조로 병원에 후송 중인 건설 전문 부대 공병들. 2011년 7월 평안남도에서 김동철 촬영

 

북한 군대의 식량사정이 여전히 열악한 모양새다. 최근에도 군부대에서 허약, 영양실조자가 속출하고 이를 걱정하는 부모들이 매달 부대에 면회를 가거나 돈을 보내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북한 내부의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국가의 재정난을 병사의 부모가 대신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강지원)

6월 30일 북부 국경지역에 사는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는 인민군의 열악한 실태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요즘 서민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서인지 군대에서도 영양실조에 걸려 집에 돌아오는 애들이 많다. 주변 부대인 국경경비대만 봐도 허약자가 정말 많다. 밀수를 못하게 하니 뇌물을 받는 게 없어 주변 민가에 와 외상으로 먹고 물어주지 못해 부대와 주민간 마찰이 많아 시끄럽다"

군복무 중인 자식의 굶주림을 걱정해 매달 면회가거나 돈을 보내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전술한 협력자는 "여유가 있는 가족은 한 달에 한 번,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3개월에 한 번 정도 부대에 면회 간다. 면회 가면 군관(장교) 집이나 민간인 집을 정해 놓고 쌀이나 속도전가루를 맡겨두면 애들이 배고플 때 나와 먹고 들어간다"라고 말한다.
※속도전가루: 열을 가한 옥수수가루. 따로 익히지 않고도 물에 반죽하면 1, 2분내에 떡을 쉽게 만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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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협력자는 "아이들이 허약에 걸리는 것보다 한푼이라도 아껴 중국돈 100원, 200원이라도 보내주면 두부 한모 사먹던 속도전가루 사먹던 하면 애들이 허약 안 걸린다. 내가 볼때 우리 지역에서는 면회 가는 사람은 10프로, 돈을 보내주는 가족은 50프로 정도다. 아무리 못 살아도 돈을 보내려는 부모들이 더 많다"라고 지역 실정을 전했다.

청춘 시절을 국가를 위해 무상 봉사하는 것도 모자라 군에 식량을 보장 못하는 국가를 대신해 부모들이 군복무 중의 자식을 먹여살리고 있는 셈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 내부에 투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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