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장사의 부진으로 중국에 월경하는 여성이 늘었다. 사진은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여성. 2012년 8월 양강도 혜산시에서 촬영 '민들레'(아시아프레스)

무서워 북한에 돌아갈 수 없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녀는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진 씨와 계속 교제해 온 조선족 취재협력자는

"한국행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무서워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이렇게 마지막에는 탈북을 결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 인권단체가 상담하고 데리고 갑니다. 불법으로 타지에서 벌이하는 것은 여성 뿐입니다. 남성은 역시 무서워 더부살이는 할 수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60대 후반의 여성은 연변에 와 7년. 마찬가지로 기숙하면서 고령자의 간호를 하고 있다. 월급도 역시 3,000위안. "아들, 딸들을 만나고 싶지만, 돌아오지 말라고 합니다. 내가 보낸 송금을 믿고 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중국에서 생활이 이렇게 길어지면 처벌이 무서워 북한에 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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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월경해 온 여성끼리 휴일에 음식을 준비해 공원으로 가 노래와 춤을 추며 즐기는 것이 위안이라고 한다. 동료들 중에는 체포되어 북한에 강제 송환되거나 한국에 간 사람이 있다고 한다.

"내가 나이를 먹다나니 인생의 끝을 어디서 맞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라며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참고사진) 장사하는 사람으로 북적이는 도로에서 담배를 파는 여성. 지폐를 세고 있다. 2012년 8월 양강도 혜산시에서 촬영 '민들레'(아시아프레스)

중국 조선족의 인구 유출로 환영받는다

국경 경비가 삼엄해진 최근 5~6년, 월경・탈북해 오는 사람은 격감(激減)하고 있다. "용케도 무사히 여기까지 왔네요"라고 같은 가정부를 하던 30대 여성에게 물으니 "돈을 내면 길은 열리지요"라고 태연하게 말한다. 북한에서 연변까지 데리고 오는 브로커가 있다고 한다. 요금은 선불로, 친척으로부터 모아 지불했다고 한다.

이런 여성들이 불법 월경자인 줄 알면서 고용한 것은 조선족(중국 국적의 조선인)이다. 연변 지구에서는 조선족 젊은이들이 한국이나 일본, 중국내 대도시로 대량 유출되면서 조선어를 구사하는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다. 노인 가구나 아기가 있는 집에서 말과 관습이 통하는 북한 여성을 선호하게 되었다. 기아(飢餓) 난민도 정치 망명도 아닌, 새로운 타입의 월경자가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들에게 핵이나 미사일,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보았지만, 처음 만난 외국인을 경계하는지 대답은 애매하다.

60대 여성은 "전쟁을 빨리 하면 좋다. 빨리 결판내는 것이 인민의 이익이다"라는 과격한 말을 했다. 후에 그녀를 내게 소개한 사람에게 "그만 본심을 말해버렸는데 북한 당국에 알려지는 것은 아닐까"라고 불안해 한다고 전해왔다.

북한 사람들에 있어서 정권에 대한 비판이 얼마나 강렬한 금기인지 새삼 뼈저리게 느껴졌다. (이시마루 지로)

※마이니치 신문 오사카 판에 10월에 실린 원고를 가필,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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