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최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전반(前半)은 여성 응원단이나 악단 공연, 그리고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방한 등 온통 북한의 움직임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분명 북한 내에서도 올림픽으로 고조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관심이 너무 저조했다.
1월 중순, 북한이 고위급의 당국자들을 한국에 보낸 후 나는 국내의 취재 협력자들에게 평창 올림픽이나 남북회담에 대한 기대와 관심에 대해 물었다. 여자 아이스하키에 남북 단일팀이 생긴 것,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한 것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면 반응은 마치 남의 일처럼 무덤덤하다.
"자기 아들딸이 선수나 응원단으로 한국에 가면 몰라도, 일반 사람들은 올림픽에 관심이 없어요. 여정이 남(南)에 간 것도 크게 보도 되었지만, (주위에서는) 음...라는 정도의 반응'이라고 북부 지역에서 작은 장사를 하는 여성은 말했다.
남북 단일팀과 북한 선수의 출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다른 3명의 여성에게도 물었지만, 대답은 비슷비슷한 무관심이다. 왜일까? 우선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북한 주민과 겨울 스포츠가 인연이 멀다는 것이다.
북한의 일반 서민에게 스키라는 것은 책이나 영상물에서 밖에 볼 수 없다. 지금도 대부분의 서민은 생활이 힘들어 스키를 즐기는 등의 체육문화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본격적인 스키장은 2012년 말에 개장된 마식령 스키장 뿐이지만, 이용자는 특권층 및 선발된 스포츠 엘리트, 군사 훈련을 하는 병사 정도라고 한다.
추운 북한에서는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는 사람이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경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북한에서 오래동안 동계 스포츠계에 근무하다 2011년에 탈북한 남성을 인터뷰 했는데 다음과 같이 탄식했다.
"링크는 오로지 밖에다 물을 뿌려 얼린 것, 실내 링크는 평양에 있는 '빙상관'으로 불리는 경기장과 바로 옆에 있는 훈련 링크만 있을 뿐입니다. 1964년과 92년에 여자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딴 적도 있지만, 90년대 후반 경제 파탄으로 스케이트 경기는 괴멸적인 타격을 받아 2000년대 초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팀의 대부분이 해체, 이전되어 지금은 겨우 복구 도상에 있습니다"
이 전직 체육계 관계자가 지적하는 부분은 '동계 스포츠는 돈이 들기 때문에 북한 경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여름철에는 전기가 부족해 실내 링크의 얼음이 녹기도 합니다. 아이스하키 연습에서는 비싼 스틱이 부러지지 않도록 강한 슈팅은 피하고 있습니다"
부언하면 북한에서도 축구를 필두로 스포츠가 왕성하다. 여자 축국는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