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김정은이 가수들과 기념 사진을 찍는 등 그 환대의 모습이 한국에서도 크게 보도됐다. 하지만 실제 콘서트는 북한에서도 최고 수준의 통제 및 경계가 실시된 것으로, 관객이 느낀 대로 남쪽의 노래에 반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평양에서 생활했던 탈북자 김국철 씨는 말한다.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대대적으로 분위기를 연출한 이번 행사에 대해 김 씨가 기고한 글을 소개한다. (정리: 이시마루 지로)
◆김정은은 거짓말을 했다
"우리 인민들이 남측의 대중예술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고 진심으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고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김정은이 4월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남측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이렇게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은 거짓말을 했다. 마치 북한 민중은 한국 대중예술을 보고 표현하는데 자유로운 것 처럼 묘사했지만, 실제로는 당국의 정책하에 외부의 사상, 문화 유입이 조직적으로 철저히 경계, 차단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도 말이다.
북한 평양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경험자(현재 해외 거주 탈북자)로서, '인민이 기뻐했다'라는 공연을 보았다는 집권자의 언급이 어불성설(語不成說)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 매체가 공개한 예술단의 공연 영상을 보면 관객들이 공연 중간중간 일제히 박수를 치거나 일어나서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있지만, 이것은 관객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공연은 김정은이 참석한 '1호 행사이기 때문이다. '1호 행사'는 최고 집권자가 참가하는 행사를 말하며, 북한에서 최고 수준의 통제와 삼엄한 경비가 실시된다.
'1호 행사' 참가 경험자로서 말하지만, 이런 행사에 참가한 모든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좌석에서 일어서거나 박수를 치는 행동이 일절 금지돼 있다.
회의나 공연 등 행사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행사 진행 전 북한 국가보위성 행사처 요원(행사 전담 보위원들)들의 사전 행동 요령 지시에 따라 박수를 치거나 일어나 환호를 보내는 타이밍이 정해진다. 그리고 보위요원들이 이를 감시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환호를 보내는 영상은 이들의 자유로운 표현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