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 온 것은 무역의 9할을 차지하는 중국이다.
올들어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90% 가까이 감소해 국내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런데 5월 7일 김정은의 2번째 방중 이후 북중 국경 지대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의 큰 틀은 지키고 있지만, 국경에서 밀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국경의 '구멍'을 의도적으로 묵인하면서 실질적으로 '제재 완화'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국가 기관이 대대적으로 밀수
압록강과 두만강 2개의 강을 경계로 나뉘어진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은 1,400km에 이른다. 최근 20여 년간 크고 작은 밀수가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늘인 2016년 경부터 중국이 국경 경비를 엄격히 하면서 '구멍'이 막혀 밀수는 괴멸에 가까운 상태였다.
그런데 5월, 2번째의 김정은-시진핑 회담 후부터 중국 측의 경비가 크게 느슨해지면서 '구멍'이 커지고 있다. 북부의 양강도에 사는 복수의 취재협력자가 몇 주간에 걸쳐 압록강의 밀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북한 측에서는 국가 기관이 나서 대규모 밀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그 보고를 소개한다.
"3월까지는 중국 측의 경비가 엄격해 (내각의)광물성 산하 회사가 희금속 레어메탈을 조금씩 중국에 보낸 정도였다. 그런데 5월 중순부터 압록강 상류에 무역 회사가 모이고 덤프 트럭까지 쓰며 '기관 밀수'를 활발하게 하게 됐다. 예를 들어 삼지연, 천지, 연승, 능라, 은파산, 모란, 묘향, 철령, 백설, 영풍, 곤장덕, 해금, 나래 등의 회사이다"
이 회사들은 모두 노동당과 군 산하의 상사로, 국경경비대와 보안(경찰)의 비호 아래 국경에서 당당하게 물건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품목은 어떤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