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과 권력 기관도 타격
4월 말. 중국에 부임해 있는 무역 기관 간부에게 평양 부유층의 제재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는 모양이었다.
"무역은 전혀 속수무책 그대로다. 수출 서류를 중국 (세관)당국에 제출해도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주재원 비자 갱신까지 힘들게 됐다"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3월 27일) 한 뒤 규제가 풀렸다는 설이 있는데?
"그건 소문 뿐이다. 변하지 않았다. 석탄과 금속은 전혀 거래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업자는 (북한) 노동자 파견을 제안해도, 임가공 청부를 제안해도 받지 않는다"
---서민의 생활은 더 어렵게 됐는가?
"아니. 하층 사람들은 힘든 속에서도 계속 장사해 먹고 살아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제일 힘든 것은 윗사람들이다. 그들이 쓰던 돈의 대부분이 무역으로 들어온 돈이다. 그 돈이 없어졌으니 큰 일이다. 정부가 이대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위 인간들의 불만이 높아져 큰일 날지도 모른다"
부언하면 군대에도 제재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외화 부족과 연료 가격의 급등으로 병사와 물자를 운반하는 차량이 움직일 수 없어 목탄차를 쓰거나 소달구지를 쓰는 부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또 장교의 대우도 악화되어 아내가 장사에 나서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 김정은은 핵 포기에 나 설 것인가?
국제 사회의 제재에 의해 북한 경제가 강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여기까지의 보고에서 이해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화수입의 감소로 필요 물자나 생산 자재 수입도 지장을 받고 있다. 올해 2월~4월 중국에서 수입액은 전년보다 32% 감소, 56% 감소, 44%감소로 추이하고 있다. (표1)
전술한 대로 이미 석유 수입은 제한되고 산업 기계와 운반용 차량의 수입은 전면 금지되고 있다. 만약 김정은 정권이 추가로 핵, 미사일 실험을 하면 다음의 제재는 석유 전면 금수, 미국 주도의 해상 봉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 경제는 지탱하지 못한다. 김정은 정권은 아웃이다.
주목되는 것은 경제 제재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멈추게 하고 완전 폐기로 가게 하는 파워가 있는지, 혹은 김정은 정권에 있어서 한동안 버틸 수 있는 정도의 타격에 지나지 않는지 하는 점이다.
2016년 7월에 한국에 귀순한 전 주영국 공사 태영호 씨는 그해의 연말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경제 제재가 엄격화되기 전의 일이다.
"김정은은 핵 무력 완성을 위한 공정 시간표를 만들었다. 2017년 말까지 핵과 미사일을 완성시키고 그 뒤 핵보유국으로서 대화에 나선다, 이런 방침이 재외 공관에 전해졌다"
태 씨의 설명은 많은 부분에서 놀랄 만큼 적중했다. 북한은 핵과 탄도 미사일 개발에 곁눈질 않고 곧장 나아갔다. 2017년에는 대소 17회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9월에는 6번째 핵 실험까지 강행했다. 그리고 11월 말에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이다. 그 후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화와 평화 공세 전환, 한국 문재인 정권의 유도(誘導)도 있어 미국과의 대화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 북한이 태도를 돌변한 것은 김정은이 갑자기 변심한 것이 아니라 긴장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이미 전부터의 전략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