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고 살 수 없다'라며 국영 기업에서 직장 이탈 발생
무역 통계와 중국, 러시아의 현지 상황을 보면 북한의 외화 수입이 대폭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국내에 어떤 영향이 나오는 지다. 북한 정권에 제재를 견뎌낼 여력이 있을까? 혹은 김정은을 당황하게 할 정도로 타격을 입히고 있을까? 작년 이후 국내 취재 파트너들이 철광산, 아연, 구리광산, 무역회사, 수산기지, 시장 등에 직접 찾아가 조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출관련 산업의 거점 도시는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인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까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또 수도인 평양과 군(軍) 등 체제 유지의 핵심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권력 주변의 부유층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중 국경의 강 두만강과 접한 함경북도 무산군. 일본 식민지 시대에 개발된 거대 철광산이 있는 추정인구 10만의 중도시이다. 여기에서 중국으로 반출되는 철광석은 과거 북한의 수출액 제 2위로, 2014년에는 2억 2190만 달러, 16년에는 7,441만 달러 분을 수출한 외화벌이 '우등생'이다(출처: Global Trade Atlas 2017년 판).
몇 개의 중국 기업이 진출해 합작 기업을 만들어 채굴, 정련, 중국으로 반출해 왔다. 2013년에는 중국 정부가 두만강을 사이 둔 길림성 화룡현 남평 철도까지 철광석 운반 전용 철도를 부설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이 무산의 철광석 수출이 작년 말부터 완전히 멈춘 채이다. 현지의 상황을 무산군에 사는 취재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알렸다.
"국내의 제철소를 위해 소량을 채굴하고 있을 뿐, 거의 가동 중단 됐고, 휘발유를 살 돈이 없어 차량이 움직이지 못한다. 노동자의 식량배급은 3월부터 중단된 채이다. 생활할 수 없게된 노동자들 중에는 장사나 다른 일자리를 찾아 직장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출근하고 있는 노동자의 3, 4할도 출근부에 도장만 누른 다음 조퇴하고 있다"
이 '직장이탈'은 큰 사건이다. 북한에서 성인 남성은 나라에서 배치한 직장에 근무해야 한다. 1990년대의 경제 파탄으로 대부분의 공장이나 기업에서는 급여도 식량 배급도 없어졌지만, 노동자를 정치 사상 집회나 봉사 노동에 동원하고 일상의 행동을 감독하기 위해 직장에 출근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북한의 철저한 인민 통제의 중요 장치의 하나가 직장을 통한 조직화이다. 매일 아침 출근부를 체크하는 것은 보안서(경찰서)의 일이다. 무단 결근을 반복하는 자는 단기 강제 노동 캠프인 '노동단련대'에 보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