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업은 여성이 수확이 끝난 밭에서 떨어진 옥수수를 찾고 있다. 2008년 10월 곡창 지대인 황해남도에서 촬영 심의천(아시아프레스)

 

◆ 농민 남성과는 결혼하지 않는다

북한 여성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으면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착하고 부지런하고 미남인 농촌 청년과, 성격이 나쁜 데다 생김새도 별로인 도시 노동자와 결혼한다면 어느 쪽이 좋습니까?

그동안 수십 명의 여성에게 물어 왔지만, 모두 도시의 남자가 좋다고 대답했다. 이유는 명쾌하다.

"농장원과 결혼한다는 것은 자신도 농민이 된다는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 새까맣게 되어 일만 하고 살림은 가난합니다. 자진해서 농장에 가는 여성은 없습니다. 도시 남자라면 싫어지면 이혼하고, 혼자 장사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농촌 여성이 도시에 나갈 기회는 없는가? 북한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물어봤다.

"노동자와 결혼해 '도시 주민'이 되는 경우는 있지만, 극히 드물다. 남자 쪽에서도 가난한 농장원의 딸을 피하려고 한다" (유민태)

수확한 콩을 달구지에 실어 나르는 농촌 여성. 2008년 10월 평양 교외의 농촌에서 촬영 장정길(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