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국영상점 앞에서 명절 특별배급 줄을 선 사람들. 2008년 9월 황해북도에서 심의천 촬영(아시아프레스)

 

◆인민이 외면할 정도로 빈약해도 이어져 왔지만

한편으로 당과 군 산하의 무역회사 가운데 수익을 올리고 있는 회사는 자체 부담으로 사치스러운 '명절 배급'을 실시했다고 한다. 조사한 취재협력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은파산' 회사라는 무역회사에서는 종업원에게 돼지고기 1킬로그램, 화학조미료 1킬로그램, 설탕 2킬로그램, 식용유 4.8킬로그램, 중국산 집오리 한 마리를 내놓았다. 이런 대우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국가가 챙겨왔던 '명절 공급'이 없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사회의 엄격한 제재가 계속되어 경제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것만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부터 '공짜는 없다' 정책을 점진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방도시에서는 공영 버스와 철도, 전기요금의 대폭 인상을 실시했다. 사회주의 간판 아래에서 적자를 방치해오던 공공부문에서 요금 징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민들 사이에서는 '이게 무슨 사회주의냐'라는 반발의 목소리도 있지만 경제 합리성에 부합하는 시책인 것은 틀림 없다.

인민이 외면해 온 한심한 '명절 공급'이라고 해도,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은 경비가 소요된다. 중앙의 명령을 받은 지방 인민위원회의 자금부담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인민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도 아니다. 비용 대 효과를 보고 '명절 특별배급'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 국내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