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양강도 혜산시에서 점쟁이와 마약(각성제) 상습자를 군중 앞에 세우고 죄악을 폭로하는 '군중폭로 집회'가 열렸다. 북한에서 자주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공개재판'이 아니라 본보기를 위한 별도의 집회인 것 같다. (강지원)
이 이색적인 집회가 야외에서 진행된 것은 10월 2일, 장소는 혜산시 내에 있는 혜산 경기장이었다. 오전 9시, 지구의 주민 조직과 공장 등에서 동원된 군중 200~300명 앞에서 '군중폭로 집회'라고 명명된 모임이 시작됐다.
그 자리에 있었던 혜산시 주민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미신 행위를 한 7명과 마약 범죄자 8명이 끌려 나와 먼저 한 명씩 죄상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중좌 계급장을 단 보안원(경찰)이 '범죄 행위를 한 자들은 응당한 대가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연설했습니다"
후일, 이 '군중폭로 집회'의 상세를 들은 혜산시의 취재 협조자에 따르면 미신 행위로 군중 앞에 끌려 나온 것은 점쟁이라고 한다.
북한에서는 종교와 미신은 사회주의 사상을 와해시키고 계급 의식을 마비시키는 아편과 같은 것으로 오랫동안 배격되어 왔다. 많은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1960년대까지는 보기 쉬웠던 종교 활동이 이후 거의 모습을 감췄다.
모든 종교 활동은 엄금되어 불교나 기독교의 신앙, 선교 활동은 정치 범죄로 여겨졌다. 또 조선의 토착 신앙의 샤머니즘, 무속(巫俗)의 제사나 점을 보는 것도 미신으로 단속 대상이 되어 근절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의 미증유의 대기근으로 사회 불안이 확산되면서 미신이나 점이 대단한 기세로 부활했다. 장사에 나가는 날이나 방향의 운을 확인하거나 길흉을 보기 위해 점쟁이에 의지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되고 이 중에는 투자 분야나 경제 전망까지 점쟁이에 의지하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