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배로 보이는 목조 어선이, 일본 연안에 속속 표류・표착하고 있다. 11월 21일 시점으로 벌써 100척을 넘어 섰다. 지난해는 표류・표착선이 100척을 넘었고 35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올 가을은 이미 작년을 넘어서는 페이스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목조선은 그 형태로 미루어볼 때, 북한의 오징어잡이배임이 틀림 없을 것이다. (공작선 등의 어리석은 이야기를 유포하는 사람도 있다)
북한의 오징어잡이는 6월에서 11월까지가 성어기로, 일본과 동일하다. 마른오징어와 냉동오징어로 가공되어 주로 중국에 수출된다. 해산물은 북한의 2016년 수출액 3위로 약 2000억 원을 벌었다. 오징어는 그 주력 상품이다. 그러나 작년 UN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경제제재에 의해서 해산물은 전면 수출이 금지되었다.
판로가 끊긴 오징어잡이는 저조해져 배가 표착하는 일도 격감할 것이라고 나는 예측했다. 하지만 벌써 5월 말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부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산청에 따르면 일본의 EEZ에서 불법조업 중인 북한 어선은 10월에 급증해 총 5000척에 달한다고 한다. 밀어닥친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일본 수산청이 발표한, 일본의 EEZ 부근의 북한 어선 조업 그래픽
◆중국업자가 제재 해제 예측하고 대량 구입해 보관
북한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오징어잡이 거점인 청진과 나선에 가서 조사해달라고 의뢰한 결과, 이외의 사실이 드러났다.
먼저, 올 들어 시장의 마른오징어 가격이 폭락했다. 제재로 수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두 번째로 중국을 방문한 5월 초순 이후, 상등품의 마른오징어 가격이 1킬로그램에 (한화) 8000원 정도로 빠르게 회복했다. 제재 해제를 예측한 중국의 업자가 매입에 나선 것이다. 조사한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출 할 수 있을 때까지 북한 내 차고에 보관한다고 한다. 또한 압록강 상류에서 밀수가 급격히 활발해지고 마른오징어가 대량으로 중국에 나가고 있다"
북한의 어업 형태는 2000년대 중반부터 크게 바뀌었다. 사회주의식의 집단 어업은 파탄났다. 대신 군대 등 권력기관 산하에 수산사업소를 만들어 조업, 중국에 수출하게 됐다. 돈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고, 개인이 돈을 모아 목조선을 지어 오징어잡이에 참가했다. 북한에서는 개인 경영이 허가되지 않기 때문에 권력기관에 돈을 내고 산하 사업소에 소속된다는 '간판'을 빌리는 것이다.
청진시의 어업사업소에 근무했고, 작년 말 탈북한 남성은 2017년의 오징어잡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시즌의 출어는 한 번에 대체로 2주간. 항구에서 하역한 뒤 일주일 후에 다시 나온다. 어부들은 어획량에 따라 한 번 항해에 (한화) 20~3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그런 고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장이 없으니까 위험을 무릅쓰고 배에 탈 것이다"
현재, 경제제재로 오징어잡이를 그만두었던 자영어업자가 돌아와, 어부의 모집에 일확천금을 꿈꾸는 가난한 사람들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