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방황하는 어린 남매. '엄마가 죽었다'라고 한다. 대사회혼란기인 1998년 10월에 강원도 원산시에서 촬영 안철(아시아프레스)

◆교황은 평양에 갈 것인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8일에 바티칸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평양방문요청 메시지를 전했다.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향한 문 대통령의 정책에 교황이 관여함으로써 국제적인 인지도를 넓혀 추진력을 얻겠다는 것이 목표다.

북한에서는 신앙의 자유가 헌법에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신앙 및 선교 활동은 정치범죄로 간주된다. 기독교 교회와 불교사원은 존재하지만 노동당이 완전 관리하는 사이비일 뿐이고, 실태는 세계최악의 종교 탄압국이다. 그것을 바티칸이 모를 리 없고, 만약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을 결정한다면 세계의 종교인이 김정은에게 신앙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황은 평양에서의 미사 개최를 요구할 것이다.

그래도 김정은이 교황을 초청하고 싶은 것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통제를 통해 자국민이 받을 영향을 완전히 차단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퍼레이드 했을 때처럼 수십만 명이 환영이 동원되고, 당국이 엄중하게 선별한 위장 신자와 교황의 감동적인 만남이 연출될 것이다. 미사는 TV로 방송되지만 편집된 무음 영상이 아닐지, 벌써부터 그런 상상을 하고 있다.

◆점조차 허용하지 않는데 신교의 자유를 보장할까?

김정은 통치하의 북한 최상위 규약은 헌법도 노동당 규약도 아니다. <당의 유일적령도체계 확립의 10대원칙>이다. 여기에는 김정은에 대해 전국민, 전사회가 절대복종・절대충성해야 하며 백두혈통(김씨 일족)의 통치를 영속화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김정은 외 누군가, 혹은 신이나 부처를 숭상하는 것은 이 강령의 위반이자 정치범죄가 된다.

세계의 종교인은 알아야 한다. 점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체제로 군림하는 김정은이 로마 교황을 초청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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