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은 압록강과 두만강, 두 개의 하천을 국경으로 삼고 있다. 그 길이는 모두 1400km에 이른다. 1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혹한기에는 두 강 거의 전체가 얼어붙는다. 덤프트럭이 다녀도 얼음이 깨지지 않을 정도다. 국제사회에 의한 강력한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경 지대에서 밀수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길림성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작년 12월에 압록강 밀수 상황에 대해 현지 조사한 뒤, 다음과 같이 전했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밀수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위성으로 감시하기 때문에 당국의 단속이 엄격해져서, (하류의)단둥과 (두만강 연선의)훈춘 부근에서 북한에 밀수되던 물자가 압록강 상류인 장백현으로 모여지고 있다. 중국인 무역상들도 많이 모이고 있다"
장백현의 맞은 편은 북한 양강도 혜산시다. 이 부근은 강폭이 좁고 수심도 얕기 때문에 예전부터 북중간 밀수가 성행했다. "요즘에는 자동차 외에 철강재와 의약품의 밀수가 눈에 띈다"라고 현지를 방문한 중국인 취재협력자는 말한다.
북한 북부 지역에는 대규모 제철소가 많은데, 왜 철강재까지 밀수하는 것일까? 북한 국내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었다.
"UN제재의 영향으로 청진시 제철소의 가동률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설비의 노후화가 심각해서 제대로 생산되지 않아 철강재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진 것이다.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 조달을 명령 받은 무역회사가 중국으로부터의 밀수로 사들여오게 됐다"
백두산 기슭에 있는 삼지연군은 김정은의 '국제 관광 도시로 만들라'라는 직접 지시에 의해 2017년부터 급피치로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철 제품은 제재로 인해 대북 수출이 금지되어 있다. 국내에서의 생산도 불안정해지자 작년 11월 경부터 중국으로부터 밀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