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인 김정은의 '메모 장면'을 반복한 중국
편집도 상당히 달랐다. 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회담하는 장면에서 북한의 방송은 김정은의 발언을 길게 편집했다. 그것을 시진핑이 수긍하며 듣는 장면이 눈에 띈다. 시진핑과 김정은이 대등한 관계임을 인상에 심으려는 것이 편집의 목적일 것이다.
반대로 중국의 방송은 시진핑의 이야기를 김정은이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이 많이 사용됐다. 특히 김정은이 열심히 메모하는 장면을 세 번이나 등장시켰다. 마치 강의를 감사한 마음으로 듣는 학생처럼 묘사한 방법이다.
김정은의 첫 방문 (2018년 3월) 때도 '메모 장면'이 보란 듯이 반복 사용된 바 있다. 물론 북한의 방송에서는 이 굴욕적인 장면이 생략됐다.
북한과 중국의 영상을 비교해 보면, 양국 정상이 모인 여러 영상은 동일한 카메라로 촬영된 듯하다. 아마 중국측이 촬영을 담당하고 소재 영상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추측된다.
공식 회담장에서 촬영은 당연히 양국에서 사전 협의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굴욕적인 '메모 장면'은 중국에서 김정은에게 '메모하라'라는 요청이 있었고 그것을 북한이 받아들였다는 가능성이 있다. 이 '메모 장면'은 현재 북중 관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시마루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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