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김정은과 트럼프 미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두 번째 담판에 임한다. 초점은 북한의 비핵화가 어떤 범위, 순서, 속도, 조건으로 진행되는가와 상응 조치로서 트럼프가 무엇을 제시할 것인가이다. 최강의 제재를 받은 지 1년 남짓, 김정은 정권은 '자력갱생'을 실천해 제재를 견딜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북한 각지를 취재해보니 서민부터 평양의 부유층, 군대, 그리고 김정은의 통치자금까지 타격이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마루 지로 / 아시아프레스)
"트럼프는 사기꾼이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부에 약 10명의 취재협력자가 있다. 그중 1명인 40대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은 최근인 2월 16일이었다. 2011년 사망한 김정일의 생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작년 6월 트럼프와 회담을 무척 기뻐했습니다. 이제 제재가 해제되고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고요.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우리들은 최선을 다해 미국과 약속을 지켰는데 트럼프가 약속을 깨서 생활고가 계속되는 것이다'라고 분노합니다. 회담에 대해서 간부들도 그렇게 설명합니다"
전화한 남성은 중국과 가까운 함경북도 무산군에 산다. 무산군의 주력산업은 철광석 산출이다. 하지만 그 대중국 수출이 작년 말부터 완전히 멈췄다. UN 안보리가 결정한 제재에 따라 중국이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당국의 선전으로, 적지 않은 주민이 생활 악화의 원인은 미국이라고 생각한다고 이 남성은 말한다.
다른 지역에 사는 여성은 1월, "김정은은 휙 핵을 포기하면 된다. 그럼 금방 제재도 풀릴 것입니다. 사람들은 트럼프를 사기꾼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미국과 회담에 아무 기대로 하지 않습니다"라고 전화로 전했다.
외화수입 격감... 대중국 수출은 88% 감소
2017년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의 고도화에 집중했다. 히로시마형 원폭의 10배라는 강력한 핵폭발 실험을 강행했고, 크고 작은 17발의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벌였다. 이에 대해 UN 안보리는 같은 해 중국과 러시아도 찬성하는 결의를 4번이나 이행하며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제재의 실질적인 주역은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다. 중국 세관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북중 무역은 급격히 감소 중이다.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2018년 전년 대비 88% 감소한, 약 2억 2천만 달러였다. 제재 강화 전인 2016년은 약 26억 달러였으므로 그중 90%, 그러니까 대략 2조 7천억 원을 잃은 셈이다.
정보 봉쇄 국가인 북한으로부터는 그 실태가 좀처럼 전해지지 않지만, 무역 수입의 90%를 잃었으니 경제에 악영향이 없을 리가 없다. 실제로는 어떨까?
나는 북한 각지에 사는 취재협력자와 함께 제재의 영향을 조사하기로 했다. 무산처럼 수출이 중단된 철광산지, 어업 중심도시, 무역회사 사무소, 평양의 시장 등에 실제 찾아가서 사람을 직접 만나 실태를 취재하는 것이다. 협력자에게 북한에서 중국으로 합법・비합법적 출국을 부탁해 보고를 들었고, 북한 국내에 몰래 반입한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연락을 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했다.
조사를 진행할수록 북한 국내에서 나날이 혼란이 커지는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