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의 전기를 훔치는 일도 횡행
김정은이 베트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임하는 한편으로, 북한 내에서는 북부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주민 지구 전기공급이 작년 11월부터 거의 멈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각지의 취재협력자와 함께 1~2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북부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대부분, 그리고 신의주시를 제외한 평안북도의 많은 도시에서 주민에 대한 전기공급이 거의 멈췄다. 정부기관과 중요산업시설에는 전기공급이 있다고 한다.
"밤이면 암흑이다. 1초도 전기가 오지 않는다. 전선을 몰래 이어서 정부 기관의 전기를 훔치거나, 뇌물을 주고 전기를 받는 주민도 있다"
양강도와 함경북도에 사는 복수의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전했다. 뇌물은 한 달에 2만 원(한화 약 2700원) 정도라고 한다.
북한은 수력발전 의존도가 70%에 이르기 때문에 매년 겨울이 되면 전력 사정이 악화된다. 하지만 1초도 오지 않을 정도의 절전(絶電) 상태는 최근 약 2년 사이의 일이다.
지난해도 연초부터 절전 상태였지만 6월 말경부터 갑자기 개선되어 하루에 10시간 정도 공급되었기 때문에 주민들이 크게 기뻐한 적이 있다. 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작년 여름 "김정은이 시진핑과 회담한 후 중국이 무산으로 전기를 공급한 것 같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10월 들어 다시 북부지역 일대에서 주민들에 대한 전력 공급이 멈췄다. 김정은 주도의 삼지연 지구 관광지 개발공사에 전력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그 이후 현재까지 북부지역에서는 절전 상태가 이어졌다.
전기를 훔치는 일이 잦아 정부 기관과 산업시설의 운영에 지장이 생기고 있는 데다, 누전에 의한 화재사고도 자주 일어나서 당국은 특별 단속반을 편성해 불법 전기 사용의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간부의 연줄 등을 이용해 전기를 훔치는 일이 끊이지 않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