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은 강한 체하지만...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도 경제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때문에 중국으로의 수출이 격감, 시장 활동이 크게 부진하고 생활이 궁핍해지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3월 평양에서 중국으로 출국해 온 무역관계자가 아시아프레스 중국인 멤버의 취재에 응했다. (이시마루 지로)
---평양의 경제 상황은 어떤가?
"대불황이다. 하여간 장사 부진이 심하다. 시장에서 물건이 안 팔리고 매대의 사용비(시장세)를 내면 적자가 된다고 장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중구역, 모란봉구역 등 시 중심부의 시장에서조차 빈자리가 눈에 띈다. 시내에서 교외로 나가는 버스편이 절반 이하가 됐다. 이것은 돈주(신흥 부유층)들이 투자해 만든 회사가 운영해 돈을 벌어왔는데, 승객도 짐을 나르는 장사꾼도 줄어들어 경영이 악화됐다"
---평양의 전기 사정은 어떤가?
"전기 사정도 나빠졌다. 일반 주민 지구의 전기공급은 하루 4시간 정도 될까. 여유가 있는 집은 중국제 태양광 패널을 구입해 야간에 전등을 사용하고 있다. 주민지구에 전기공급을 줄이고 외국인이 찾는 중심부, 군수공장지역, 당, 정부기관에 우선적으로 돌리고 있다. 그래도 전기요금이 곧 다시 오른다는 소문이 있다"
---주민에 대한 식량배급은 어떤가?
"작년부터 평양시민 대상 배급은 폐지됐다. 지금은 기관, 기업소 별로 배급하게 됐다. 그래서 직장에 따라 배급량도 질도 다르다. 일반적인 직장에서는 백미와 잡곡 비율이 1:9정도 될 것이다. 월급도 배급도 멈춘 회사도 있다. 퇴직한 노인 가구는 (배급이 없어져)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유층, 고위층에 타격이 크다는데?
"파탄, 몰락한 부유층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무역상사나 (중국에 수출해 온) 석탄을 취급하던 회사가 많이 망했다. 내 회사는 (중국에) 노동자 파견으로 어떻게든 활로를 찾자고 노력하고 있다. 나 같은 사람이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업을 찾으려 중국에 나오지만 잘 되지 않는다. 제2차 조미회담(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김정은-트럼프 회담)에서 제재가 풀릴 것으로 모두 기대했는데 안 되어 (북한 내에서는)실망이 크다. 중국의 파트너 기업은 조선과 비즈니스를 포기한 곳도 있다"
---국내에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가?
"뭐, 웃을 수밖에 없다. 불만투성이라도 입밖에 낼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