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행하는 장교의 횡령, 그리고 사기 저하

그렇다면 장교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조사한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내가 시장에서 장사를 해서 가계를 지탱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원래 장교 가정의 상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일반 병사의 부모로부터 받는 돈도 중요한 수입이다"

북한 남성은 만 17세에 고급중학을 졸업하면, 진학하거나 병약하지 않는 한 10년간의 군사 복무가 의무다. (여성은 선발제로 5~6년) 하지만 군대의 식량사정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입대 후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람이 속출한다. 아들과 딸이 걱정되는 부모들은 군대를 방문해 먹을 것을 차입하거나, 송금하기도 한다. 그때,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장교에게 금품을 건네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심각한 것은, 장교와 간부에 의한 군 비품과 식량의 횡령 및 유출이다. 군용 가솔린과 경유, 병사용 식량, 기타 비품을 업자에게 부정 유출한다.

"최근 장교들 사이에서 불만이 큰 것은 주택 문제다"라고 취재한 협력자는 말한다. 일반 병사에서 장교가 되거나 부대 배치가 바뀌어 이동할 때는 원래 군대가 주택을 구해주어야 하는데, 몇 년을 기다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대기 기간 중에는 전혀 모르는 사람과 같은 집을 칸막이로 나누어 사용하는 '동거'를 해야 한다.

이러한 장교의 대우 악화가 군대 규율의 해이와 부정, 사기 저하를 초래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가와 '혁명의 수뇌부(김정은)'를 목숨 걸고 지킬 것을 강요받으면서, 그 대우가 시장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보다도 크게 못 미치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