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내의 중국에 대한 감정은 복잡하다.
정치적으로는 예전부터 같은 사회주의 진영에 속해 6.25전쟁을 함께 싸운 우방이지만, 개혁 개방으로 선회해 사회주의를 버린 '수정주의'이며, 1992년 숙적 한국과 국교를 맺은 배신자다. 가끔 강한 압력을 걸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대국주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경제적으로는 막대한 지원을 해주었고, 무역의 90%를 의존하고 외화를 벌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이며 은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0년간 경제 교류를 통해 전례 없는 규모의 외부 정보와 자본주의 문화가 침투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개혁개방 압력도 걸어온다. 약 1400km의 국경을 접한 중국은 북한에게 있어 강한 경계대상이기도 하다.
◆ 김정은 시대 들어 대중국 감정 악화
김정일이 마지막으로 방중한 것은 2011년 5월. 7개월 후 김정일의 급사에 의해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간다.
젊고 미숙하며 실적도 없기에 자국민에게 리더로서 인지되지 않았던 김정은은 대내적으로 장성택을 비롯해 절대 복종・절대 충성이 부족한 실력자를 숙청하고 '유일영도체계'의 확립을 강하게 추진한다. 대외적으로는 핵・미사일 개발에 매진하는 것으로 체제 생존 전략을 세웠다.
김정은 정권은 대중국 무역 확대를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다. 한편, 중국의 강한 반대에도 2013년, 2016년, 2017년에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맘때 북한 국내에서는 '일본이 100년의 적이라면 중국은 1000년의 적이다', '중국에 대해 어떤 환상도 가져선 안 된다'라는 격한 표현이 주민 대상 학습회 등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북한 사회에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널리 확산되어, 일반 주민 사이에서도 대중국 감정은 나빠져 갔다.
'자기 욕심만 생각하는 놈들', '북한에 오는 중국인 무역상, 관광객은 가난뱅이 뿐', '우리 나라가 가난하니까 어쩔 수 없이 상대하는 것', '때놈' 등, 북한 일반 서민과 이야기해도 이런 '혐중' 발언은 스스럼없이 튀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