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재 영향으로 민생 악화
지방 도시에서 구걸하는 아이와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북부 함경북도 회령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5월 후반 시내 시장에 나가 '꼬제비'라고 불리는 부랑아와 부랑자에 대해 조사했다. 회령시에서는 작년 말까지 '꼬제비'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올해 봄부터 그 수가 분명히 늘고 있다고 한다.
협력자의 보고를 기록한다.
◆ 구걸하는 노인은 '손자에게 먹일 것이 없다'라며 눈물
'꼬제비'는 올해 초 6~7명 정도였지만 이번에 시장에서 수를 세어보니 20명 정도로 늘었다. 과거에는 아이들뿐이었는데 이제 고령자나 중년층의 남성도 있다.
시장에 있는 아이 '꼬제비'는 대부분 8~16세 정도로 보인다. 아이들은 시장 입구와 음식을 파는 가게 주변에서 구걸하거나, 음식 가게 손님에게 배고픔을 호소하며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르지만 실제로 나누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5월 24일, 시장에서 음식을 훔쳐 맞고 있던 14세 정도의 소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모님은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집은 김책시입니다"라고 대답했다.
5월 27일, 시장에서 구걸하던 2인조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12세 정도의 소녀와 9세 정도의 소년이다. "함흥시 사포구역에서 왔습니다. 엄마는 장사를 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아빠는 병으로 죽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김책시는 동해 연안의 도시로 제강소가 있다. 함흥시는 북한 제2의 도시로, 대규모 국영공장이 많다.
부랑아와 섞여 구걸하는 고령자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해바라기 씨를 팔면서 구걸하는 노인이 있었다. 무척 더러운 누더기를 입고 있어서 보다 못해 해바라기 씨를 사니, 울면서 "도와주세요. 손자에게 먹일 것이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지금까지는 '꼬제비'를 단속하는 조직이 있어 즉시 잡아들였고 인민위원회(지방 정부)의 예산으로 옷을 입히거나 했지만 요즘은 방치한 상태다. 이유는 '꼬제비'의 수가 늘어난데다 아이 뿐 아니라 구걸하는 중년 남성과 노인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단속된다 해도 수용할 장소도 없다. 시장관리원들은 모여 있는 '꼬제비'를 시장 밖으로 쫓아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