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정권은 한국 문화를 철저히 배제
북부 양강도 혜산시에서 고급중학(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 학생 10명을 포함한 16명이, 동원된 500여 명 앞에서 규탄받는 '공개폭로집회'가 있었다.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7월 6일에 전한 바에 따르면 '공개폭로집회'가 열린 것은 7월 2일이며 장소는 시 중심부인 혜산영화관 앞 광장. 취재협력자는 동원된 사람으로부터 집회의 모습을 들은 뒤 이렇게 전했다.
"중학생과 주민이 약 500명 동원됐다. 끌려 나온 사람들은 남자 7명, 여자 9명이고 그중 10명 정도가 고급중학의 학생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본 사람, 복사해서 빌려주거나 판매한 사람들로, 한 명이 체포된 뒤 줄줄이 검거됐다고 도보안국(경찰)의 간부가 죄상을 설명했다고 한다"
'공개폭로집회'에서는 한국의 드라마를 건전한 사회주의에 있어 독약과 같은 부르주아 영상물, 퇴폐적이고 썩은 자본주의의 환상을 퍼뜨리는 거짓 선전물이라고 비판했다.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고 보고 있다. 전군중적인 신고체계를 제대로 세우고,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뿌리를 넓히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부모는 자녀를 제대로 교육해서 아이가 이러한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한다.
현재 고교생 16명은 추가 조사를 받고 있으며, 죄의 정도에 따라 처벌받는다고 한다.
"부모들은 당원이라면 당에서 제명되고, 직장에서도 추방되겠지요"라고 취재협력자는 말했다.
북한에서는 올해 3월 북부 무산군에서, 한국에서 크게 히트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젊은이 사이에서 비밀리에 퍼지고 있던 것이 발각되어 큰 사건이 된 바 있다. 김정은 정권은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한국문화의 유입과 확산에 대해 엄격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 (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