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성묘하는 지난 4월 5일 청명절에 맞추어 매장 금지 및 기존 무덤의 강제 이전, 시신 화장을 주민에게 지시했다. 기한을 6월 15일로 설정해 그 이후에도 남은 무덤은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고 보고, 깊은 산속에 있는 무덤을 제외하고 당국이 파괴해 농지로 정리하거나 식수한다고 통보했다. '이장'의 기한이 다가온 6월 중순, 각지에서 조상의 무덤을 파내어 시신을 화장터로 옮기는 사람들이 각지에서 목격됐다.
북한 당국이 농지확보와 산림회복을 명목으로 화장을 강요한 탓에, 주민 사이에서 기존의 장례문화, 차례상, 제사상 차림의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지금까지처럼 추석에 음식을 차려 성묘하는 풍경은 없어질 것"이라고 9월 9일 전했다.
화장은 시・군의 '건물관리소'가 운영하는 화장터에서 한다. 양강도에서는 요금이 300중국원(약 50,000원)이다. 유골은 '건물관리소'의 납골당에서 1년에 약 한국돈 5,500원으로 보관해주지만 적지 않은 주민이 경치 좋은 산에 뿌리거나 강에 흘려 보내는 '수장'을 선택한다고 한다. 단, 압록강은 '수장' 금지다.
취재협력자는 "수장한 장소에 돌을 쌓아서, 애도하는 장소로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주민이 가족과 조상의 묘를 잃어버렸고 성묘하는 사람이 줄었다. 추석에는 친척이 모여 술과 음식을 준비해 성묘했는데 그 장소가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아직도 화장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화장해서 무덤이 없어지면 먼저 간 가족에 대한 애정이 식는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화장을 두려워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옛날부터 죄를 범한 사람이 화형당했다. 그리고 화장하는 것은 두 번 죽는 것이다. 조상을 땅에 묻는 것은 혼을 편안히 재우기 위해서다. 화장하면 혼이 떠돌기 때문에 산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 자신이 죽으면 깊은 산속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땅에 묻어주길 바란다, 이렇게 바라는 노인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