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각지에서 쌀과 옥수수의 흉작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북부 지역에서는 감자가 대풍작인 듯하다. 시장 가격은 700원(약 120원)까지 떨어졌다. 한편 당국은 거의 파탄 지경이던 노동자 식량배급을 감자로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 사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 중순,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전했다.
"9월 후반이 되어 도 당국은 기업소와 공공부문별로 노동자를 협동농장 밭에 동원, 배급용 감자 캐기를 시작했다. 향후 6개월분의 배급을 모두 감자로 지급한다고 한다. 현재 교육과 보건부문부터 우선 배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확 작업과 도시로의 운반이다. 원래 수확 작업은 농장원의 일이지만 농장의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 노동자가 직업 밭에 가서 감자를 캐야한다.
게다가 협동농장에는 운반 수단과 연료가 없어서 도 당국의 지시로 운반비용마저 배급을 받는 노동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노동자 1인 당 100중국원(약 16,000원)으로 비싸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협력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최근 1개월분 배급으로 1인당 감자 18~20kg을 지급했다. 6개월이라면 120kg다. 운반 비용 100원이라는 건 시장에서 120kg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배급이라면서 노동장에게 파는 셈이지 않느냐'라며 반발이 강하다. 돈이 없다고 배급을 거부하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어 기관의 책임자가 골머리를 앓는다"
북한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1990년대에 식량배급제가 무너졌다. 거의 모든 국민이 시장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배급제의 부활은, 자립하는 경제 활동에 대한 제재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에 경계하는 사람이 많다. 양강도 외 지역에서도 감자 배급이 실시되는지는 불명이다.
북한에서 감자는 반찬으로서 인기가 높지만 주식으로는 쌀과 옥수수보다 아래로 친다. 덧붙여 10월 중순 시점으로 1kg 당 시장 가격이 국산 쌀은 5366원(약 780원), 옥수수는 1600원(약 238원)이었다. (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