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서는 외화 몰수 시작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 즈음부터 중국 원과 미국 달러 사용을 강력하게 단속하기 시작했다. 혜산시의 협력자는 1월 22일에 다음과 같이 전했다.
"작년 11월 김정은의 '비판 말씀'이 나오자마자 보안원(경찰관)이 시장에서 사복으로 순찰을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거기에다 별도로 '외화 사용 단속반'을 만들어서 상인이나 손님으로 위장해 시장을 순찰하다가 외화 사용이 적발되면 가차 없이 몰수하고 있다"
김정은의 '비판 말씀'이란, '외국의 돈은 소중히 다루는데 우리나라의 돈은 너무 소홀히 다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중앙은행에 회수되는 원 지폐가 마구 다루어져 너덜너덜한 것을 질책, 본격적으로 외화 사용을 통제했다.
장사꾼들은 시장에서 내화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리고 장사가 끝나면 '돈대꼬'라고 불리는 암환전상을 통해 외화로 바꾸어 보관한다. 또한 시장 밖에서 도매하거나 자택에서 거래할 때는 몰래 중국 원을 사용한다고 한다. 자국 통화를 신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 무역회사도 외화 거래 통제
시장에서만 단속하는 것이 아니다. 양강도의 다른 협력자에 따르면 최근 당국은, 무역회사가 국내 거래를 할 때 외화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에 공식 무역이나 밀수로 보내는 품목은 주로 한방약재로 쓰이는 약초 등인데, 그것을 주민으로부터 사들일 때 반드시 북한 원을 쓰라는 것이다.
따라서 1월 중순이 되어 각지의 무역회사가 이상한 동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암환전상을 통해 중국 원을 대량의 북한 원으로 바꾸거나, 반대로 수중에 있는 대량의 북한 원을 중국 원으로 바꾸려고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무역회사원이 수억 원어치의 현금을 택시로 환전상에게 들고 가는 모습이 가끔 목격되어 소문이 나서, 불안감이 확산됐다"라고 혜산시의 협력자는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예상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김정은의 '방침'이 나온 후 얼마간은 엄격하다. 하지만 곧 흐지부지된다. 많은 장사꾼은 외화 몰수에도 뇌물과 인맥으로 잘 빠져나갈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힘이 없는 사람만 돈을 빼앗긴다. 김정은의 '방침'은 보안원의 돈벌이를 늘릴 뿐이다"
북한 원 하락이 일시적으로 끝날 것인가, '붕괴'하여 더 하락해 인플레이션으로 진행될 것인가.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아시아프레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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