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을 현지 조사해 보니
북한 정부는 3월 22일 시점까지, 신형 코로나 폐렴 감염자는 없다는 발표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북한 국내에서는 각지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다.
어느 쪽도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의료체제가 열악한 와중에도 북한 정권 나름대로 코로나 폐렴에 대한 방역・예방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 조사로 밝혀졌다.
◆ 전화로 원격 진찰, 증상 나온 사람의 동선 파악도
양강도의 협력자 A 씨는 혜산시 중심부에 있는 진료소를 방문해 조사했다. 이 진료소에는 원장을 포함해 3명의 직원이 있다. 그리고 도(道)방역소에서 1명, 의과 대학 실습생 3명이 지원을 나와 있었다고 한다.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에 전화로 증상에 대해 듣는다. 결핵이 의심되거나 기침, 발열 등 감기 증상이 있으면 내원시키지 않고, 왕진하거나 전화로 해열제와 감기약을 처방한다. 환자는 그 약을 약국에 가서 산다. 현재 각지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나 골절 환자 등이라고 한다"
A 씨와 다른 협력자의 조사를 정리하면, 각지의 병원과 진료소에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있으면, 우선 방역소에 연락한다.
・환자의 거주지, 근무지, 행동을 기록한 등록 카드를 작성한다.
・환자가 무역회사에 근무하거나 중국 국경 압록강 인근에 거주하면 주의한다.
・왕진 등으로 결핵이나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를 진찰할 때는 2m 이상 거리를 둔다.
・이러한 조치를, 대책 거점인 시(市)병원에 매일 보고한다.
◆ 중국을 철저히 경계, "오물 버리면 총격" 경고
의료관계자의 감염을 방지하고, 증상이 있는 사람의 동선을 파악하려는 합리적인 대처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체제를 갖춘 것은 2월 후반이 되고 나서인 듯하다.
압록강 인근 거주자를 주의하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한 중국에 대한 강한 경계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2월 7일경부터 주민이 빨래하거나 물을 길으러 압록강 변에 나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국경경비대도 강물 사용을 금지당해서, 군인들은 민가에서 물을 빌려 쓰고 있다고 한다.
2월 말에는 북한의 국경경비 당국이 압록강에 오물을 버리거나 밀수를 하면 경고 없이 발포한다고 중국 측에 통보했다.
'감염자 제로'라는 김정은 정권의 선전도 있어서, "양강도에서는 아직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인식"이라고 협력자들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