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제품 들어오지 않아 물가 상승, 시장 기능 마비
그러나, 실제로 북한 사람들이 심각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알 수 없는 병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경제 혼란에 대한 것이었다. 중국 국경을 봉쇄해 수입이 완전히 멈추면 즉시 생활에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품귀된 중국산 상품의 가격이 급등했다. 휘발유는 30%, 식용유는 2~3배 올랐다. 국내산도 있는 쌀마저 편승 가격 인상이 횡행했다.
"시장 장사꾼의 수가 평소의 30% 정도로 줄었다. 중국에서 (신발, 의류, 식기 등) 공업 제품이 오지 않아서 팔 물건도 없다. 재고는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시장은 식료품 외에 장 보러 오는 손님도 줄어서 한산하다"
북부 양강도의 취재협력자 A 씨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는 중국산 상품의 가격 상승이 더욱 심한 상황이라고 한다. 시장의 혼란을 우려한 당국은 가격 개입이라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 북부 지역에 사는 다른 취재협력자 B 씨는 이렇게 전했다.
"당국은 급등한 백미의 소매(小賣) 가격 상한을 2월 초에 1kg 4.5 중국 원으로 설정했는데, 7일에는 3.6 중국 원까지 내리도록, 쌀 장사꾼의 집을 돌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3.6 중국 원보다 비싸게 팔던 쌀 전매(專賣) 판매소는 4t의 쌀을 몰수당했다. 소매하던 쌀은 나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닌데도, 막무가내로 가격을 낮추라고 하니까 장사꾼들은 불만이 많다" (1 중국 원은 약 172원)
일용 소비물자는 물론 수송 차량과 연료까지 중국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최근, 국산품이 늘어난다고 북한의 관영 미디어가 자주 어필하고 있다. 평양을 방문한 사람으로부터, 평양의 상점과 백화점에 훌륭한 국산품이 가득하다는 보고가 많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중국에서 기계 설비와 원자재, 포장재를 반입해 생산한 것이다.
이번 폐렴 재난에 의해, 향후 북한 경제와 김정은 체제 통치에 막대한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북한식 전체주의적 강권 통치의 약점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해서는 이 연재의 후반에 자세히 서술하겠다. 우선, 사상 최강이라고 불리던 UN 안보리 경제 제재의 영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