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은 2월 이후,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군 병사가 민간인과 접촉하지 않도록 부대를 철저히 격리했다. 북부 지역에 사는 여러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5월 중순 현재까지도 거리에 병사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끔 장교와 군인을 단속하는 경무병(헌병)만 보일 뿐이라고 한다. 또한 외출이 허용되지 않는 병사들의 영양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인민군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아시아프레스에서는 5월 들어 국내에 사는 취재협력자와 함께 조사를 시작했다. 5월 13일에 첫 소식이 도착했다.
"현재 부대 밖에서 보이는 병사 집단은 부업지(군용 논밭)에서 작업하는 병사들뿐이다. 그들은 주둔지에서 농지로 오가는 게 아니라 밭 옆에 세운 텐트에서 숙식하며, 부대 내로 돌아오지 않도록 관리된다. 지금은 '농촌지원'이 한창이어야 하지만 올해는 협동농장에 군인이 동원되지 않을 것이다"
◆ 외출 금지로 영양 보급 못 해
군대의 식사가 열악하다는 것은 북한 국민의 상식이다. 정부가 100만 명에 달하는 병사를 먹일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데다가 군대 내에서 식량을 빼돌려 유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4월부터 시작되는, '보릿고개(춘궁)'라고 불리는 수확의 단경기에 영양실조가 늘어난다. 따라서 최근 5~6년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돈을 보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녀가 소속한 부대와 가까운 민가에 현금을 맡기고, 외출할 때 들르면 빵과 두부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장교가 돈을 받고 사택에서 영양 보급을 해주기도 한다. 돈이 많은 사람은 휴대전화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병사의 외출이 금지되면서 영양 보급이 어려워졌다. 조사한 협력자는 군대에 영양실조가 만연했다며 이렇게 설명한다.
"강원도와 황해도 등의 부대에 입대한 자녀가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부대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됐고, 3월부터 자녀와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부모들이 걱정한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경제 활동에 타격을 받아서 자녀에게 송금할 수 없게 된 사람도 많다. 돈을 받고 간식을 먹게 하던 주둔지 주변의 주민들이, 지금까지의 배에 달하는 돈을 요구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몰래 장교에게 부탁하면 뇌물을 추가로 줘야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