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은 다채널화 환영
이러한 4가지의 채널을 보기 위한 장치가, 앞서 소개한 '수자식텔레비죤 신호변환기'인 〈푸른하늘〉이다. 협력자들의 설명을 정리한다.
시청료는 1년 6000원이고, 매월 500원을 인민반장이 설치 가구를 돌면서 징수한다. 2018년 여름 경에 운용이 시작됐다고 한다. (2020년 5월 말 현재 북한의 100원은 약 한국돈14원)
〈푸른하늘〉은 국영 건재상점에서 판매하고, 신청 및 가입 절차는 필요 없다. 가격은 130 중국원(약 22,000원)이며, 설치 방법은 간단하므로 구매자가 직접 한다. 〈푸른하늘〉을 설치하지 않은 가정은 〈조선중앙TV〉 하나 밖에 나오지 않는다. 연간 시청료는 300원이라고 한다.
협력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지방 도시부에서는 60~80%, 농촌에서는 30~40%의 가구에서 〈푸른하늘〉을 설치했다고 한다. 겨우 2년만에 많이 보급된 것이다. 단, 양강도와 함경북도는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경제 활동 기회가 많으므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여유 있는 주민이 많다. 다른 지방 도시는 설치 비율이 조금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
평양의 호텔과 공공 시설에는 케이블 TV가 설치돼 있지만, 지방 도시에서는 각 가정이 설치한 안테나에 〈푸른하늘〉을 연결한다고 한다. 내장 하드디스크에 녹화할 수 있고, 예약 녹화도 가능하다. 외부 USB도 연결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채널화와 병행해 김정은 정권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불순녹화물'의 철저한 단속이다.
"주민들 대부분은 텔레비전 방송이 아니라 외국의 영상을 봅니다. 대체로 집에 VCD와 DVD 플레이어나 노트텔(소형 랩탑 정도의 크기이며, DVD나 USB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이 있어서, 음악, 영화, 동물 다큐멘터리 같은 걸 자주 봅니다. USB를 꽂아서 볼 수도 있는 중국제 노트텔이 인기였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걸리면 징역이니까, 요새는 무서워서 전혀 보지 않습니다. 주로 중국에서 들어는 것들입니다. 영화와 드라마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것조차 최근에는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채널화는 고색창연한 〈조선중앙TV〉에 싫증난 주민에게는 큰 변화이다. 한편, 이것은 어떻게든 한국드라마를 보지 못하게끔 하고 체제 선전을 강화하겠다는 정권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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