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공개한 졸고, 〈김여정은 오빠 생각하는 사랑스러운 여동생인가, 권력의 2인자인가... 김정은 후계와 일족 지배의 위기 관리를 생각한다〉에 여러 독자들이 감상을 보내주었다. 권력의 승계를 김 씨 일족이 영원히 이어간다는 점이 최고강령에 명기돼 있다는 필자의 지적에 '몰랐다', '충격이었다'라는 반응이 있었다.
이전 기사에도 썼지만, 북한의 최고강령은 헌법이나 노동당 규약이 아니라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이하 《10대원칙》)이다.
거기에는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가며 (중략) 그 순결성을 철저히 고수하여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백두의 혈통'은 김 씨 일족을 이르는 말이다. 김일성이 백두산 기슭에서 항일 게릴라로 활동했고, 그 와중에 김정일이 탄생했다는 '혁명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 《10대원칙》은 북한 사회를 묶는 쇠사슬
북한에서는 《10대원칙》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노동당원은 전문을 완전히 암기하도록 한다...라기 보다, 암기하지 못하면 당원이 될 수 없다.
모든 국민은 《10대원칙》에 따라, 김정은의 영도(지도)를 매일의 생활과 행동의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소속한 조직에서 매주 1회 〈생활총화〉라는 회의에서 확인받는다.
《10대원칙》은 북한 사회를 묶는 쇠사슬이다. 위반한 자는 처벌 대상이다. 그 예가 2013년 12월, 최대 권력자였던 장성택의 숙청・처형이다. 이유 중 하나는 '유일적령도체계를 위반했다'라는 것이었다.
관련기사 : 김정은에 거스른 장성택... 사진에 비쳐진 숙청의 이유1
단 한 명의 영도자가 북한 사회를 널리 지도하고, 모든 결정 권한을 갖고, 모든 국민・모든 조직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궁극적인 독재 시스템이 '유일적령도체계'이다. 요약하면, 《10대원칙》에는 모든 국민・모든 조직이 오직 김정은(당으로 표기)에 대해서만 절대 충성, 절대 복종하라는 것이 끝없이 적혀 있다.
북한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최고강령인 《10대원칙》의 내용은 사회주의나 민주주의와 전혀 무관하며 전체주의적이고 봉건적・유교적인 정수(精髓)가 넘친다. 북한 정권으로서도 부끄럽다고 느끼는지, 외부의 눈으로부터 감추어왔다. 내가 아는 한 북한 국영 매체에서 언급된 적은 없다.
북한이라는 독특한 1인 독재 체제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10대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연구자, 저널리스트, 외교관 등의 북한통 대부분은 그 존재를 알면서도, 북한 사회에서의 《10대원칙》의 무게와 실제 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경시해왔다.
《10대원칙》에는 전신(前身)이 있다. 1974년에 책정된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구 《10대원칙》)이다. 김일성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것을 바탕으로 김정은 시대에 맞춰 2013년 6월 새롭게 책정된 것이 《10대원칙》이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10대원칙》의 원본을 북한 국내 취재 파트너에게 의뢰해 2014년 일본으로 반출했다.
장문인 《10대원칙》을 나누어서 전문 게재하고, 독자가 알기 쉽게 해설을 붙였다. 제1편은 서문이다. 문장에 나오는 '당'은 김정은을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