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약층은 인도적 위기 직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경제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북한에서 꼬제비(홈리스)와 걸인, 성매매 여성이 늘어나고, 도시 생활을 포기하고 산에 들어가 밭을 개간해 사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등, 취약층의 빈곤한 상황이 각지에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은이 주도해 만든 고아원에서도 식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도망치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서민의 어려운 상황을 보고한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꼬제비, 늙은 걸인이 증가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 취재협력자들과 함께 북부 신의주, 혜산, 무산, 회령, 청진 등에서 6월부터 7월 초에 걸쳐 주민 생활 형편을 조사했다. 조사한 모든 도시에서, 꼬제비와 걸인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시장과 철도역에 늘 있다고 한다. "시장에 가면, 먼저 10명 정도의 꼬제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이는 13~16살 정도일까. '며칠이나 못 먹었어요, 동생이 아파요, 1000원만 주세요' 등 불쌍하게 호소하며 구걸하고 있다" (혜산시) "시장에서 구걸을 하는 건 아이보다 어른이 많다. 넝마를 입은 건 아니니까 집은 있을 것이다. 특히 노인이 구걸하는 모습이 늘었다. 당국은 단속도 하지 않고 방치한다. 체포한다 해도 밥을 줄 수 없으니까" (신의주시) "어느 시장에 가도 꼬제비가 많다. 푼돈을 달라고 조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하지 않게 됐다. 모두 자기 생활이 힘들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짐을 옮겨주고 일당을 버는 사람들은, 일이 줄어서 손님을 서로 뺏느라 싸움만 하고 있다" (청진시)
◆ 도시부의 궁핍한 상황
중국과의 국경에 위치한 혜산의 시장에서 의류 판매를 하는 협력자는, 장사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국경을 봉쇄하고부터 중국제품이 들어가지 않게 되었고,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 통제되어 운송과 하역 일감이 없어졌다. 공장과 광산은 거의 멈춰 버렸다. 모두 현금 수입이 줄어서 어떻게든 가진 돈으로 견디는데, 먹을 것이 우선이니까 시장에 나와도 아무것도 팔지 못하는 날이 많다. 시장에서는 손님보다 판매자가 많을 정도다. 가끔 손님이 다가오면 장사꾼들이 일제히 쳐다본다. 혜산은 중국제품을 다른 도시에 도매하는 유통 거점이므로 그나마 나은 편이다. 남부 쪽은 더 심하다고 한다" 북한의 배급제도는 1990년대에 거의 붕괴했다. 현재 식량 배급이 이뤄지는 곳은 당과 행정기관, 정부가 가동을 우선하는 일부 기업뿐이다. 대부분의 주민은 배급이 없는 가운데, 스스로 장사와 품팔이로 현금을 얻어 식량과 필수품을 사서 살아왔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시장 경기가 극도로 나빠지면서 많은 사람이 현금 수입을 잃었다. 노인과 과부, 환자가 있는 가족 등 취약층은 순식간에 궁지에 빠졌다. 꼬제비가 증가하는 것은,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부모가 출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도시 주민의 궁핍한 현상 보고를 계속한다. "5월 들어 겨우 협동농장용 비료가 열차에 실려 오는데, 그걸 훔치려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이나 어른이나 열차로 몰려들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계속되고 있다. 비료는 장사꾼이 사주는 것이다" (혜산시) "시장 장사꾼 가운데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사람은, 작년까지는 10% 정도였지만 지금은 절반 정도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사람이 모이면 '이대로라면 굶어 죽는다'라고 입을 모은다" (청진시) 한편, 시장에서 식량난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협력자들은 말했다. 어느 시장에서나 곡물이나 감자, 식품이 팔리고 있고 품귀 현상도 없다. 단, 사람들의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백미보다도 가격이 싼 옥수수와 감자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