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수한 포고문. 제목은 《북부국경봉쇄작전에 저해를 주는 행위를 하지 말데 대하여》. 2020년 8월 말, 사진 아시아프레스

◆ 감기 증상으로도 격리, 일대 봉쇄

북한 정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의 기본은, 밖으로는 봉쇄, 안으로는 '의심스러우면 격리'라는 강권적 방식이다.

자국의 열악한 방역・위생환경을 김정은은 잘 이해하고 있으며, 강력한 전염병이 유입되어 혹시라도 수도인 평양과 인민군, 건설 동원 조직 등으로 퍼지게 되면 자력으로 손쓸 방법이 없고 나아가 체제까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그것은 '의심스러우면 격리'라는 거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 나온 것만으로, 가족과 이웃 주민을 통째로 3주 정도나 외출을 금지하고 24시간 감시를 세워 일대를 봉쇄하는 삼엄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경 봉쇄와 무리한 격리의 부작용으로 생활이 궁핍한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기존의 통제 질서에 머물러서는 생활이 어렵겠다고 판단한 도시 주민 중에는 직장을 이탈하고 산에서 화전을 일구거나, 방랑, 매춘 등의 '일탈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경에서는 국경을 넘어 밀수에 나선 사람도 나오고 있다.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국은 중국에서 코로나가 들어오니까 철저히 경계하라고 말하지만, 생계가 어려워진 인민이 중국으로 도망가는 것을 막는 게 진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포고문에는 '압록강, 두만강의 우리측 강안에 침입한 대상과 짐승은 예고없이 사격한다'라고 적혀 있다. 2020년 8월 말, 사진 아시아프레스

◆ 코로나 방역의 중점은 치안 대책

김정은 정권이 실시하고 있는 〈국가비상방역체계〉는 겉으로는 '인민의 안전'을 내세우지만, 치안 대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것을 나타내는 문서를 아시아프레스가 입수했다. 8월 25일에 중국 국경 지역의 역이나 공공장소에 붙은 사회안전성(경찰) 명의의 포고문이 그것이다. 협력자가 떼어내어 촬영한 뒤 메일로 보내주었다.

포고문에는 〈국가비상방역체계〉를 더욱 엄격히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국경지대 1~2km에 완충지대를 설치하고, 그곳에 들어가는 자와 짐승은 무조건, 예고 없이 사격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전문을 게재한다. (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