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관의 달러 사용도 제한, 평양 주민에게 큰 타격?
「이제는 완전히 양상이 바뀌어 시장에서 내화만 사용되게 되었다. 몰수당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각지의 취재 협조자들도 입을 모은다. 한편, 지방의 은행들은 지금도 환전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다만 '돈데꼬'의 환율보다 5~8%나 나쁘다고 한다.
평양에 주재하는 외교관과 국제기구 직원들 사이에서도 10월 말부터 외환 사용 통제가 시작됐다는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페이스북에는 외국인 전용 상점에서 미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RFA(자유아시아방송)와 북한정보 전문매체인 NKNEWS도 비슷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외화 사용이 가장 활발한 곳은 평양이다. 갑자기 외화가치가 20~30%나 떨어진 셈이니 타격도 클 것이다.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평양의 상황을 알아봤다.
「평양의 시장이나 상점에서도 달러나 위안화로 매겨지던 것이 이제는 모두 내화로 되어 있어 달러로 살던 사람들에게는 하락의 충격이 크다고 한다. 자금력이 없는 업자나 수중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외화를 팔고 있다. 평양에서도 당국에 발각돼 외화를 몰수당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은 대부분 평양에 몰려 있다. 코로나 재난의 여파로 어느 곳이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적지 않은 무역회사들이 업무정지 상태다. 이번 외화의 하락은 외화벌이에 관여해 온 부자와 주변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
◆ 코로나로 외화 수입 급감
2017년 유엔 안보리에서 경제제재가 가중되면서 2018년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86% 줄었다. 2019년에는 비제재 품목 수출에 주력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지만, 올해 1월 말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해 무역은 거의 멈췄다.
1~9월의 대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할 이상 줄어 들었다. 전술한 것처럼 경제 제재로 대폭 침체한 수치로부터의 감소이며, 2016년 대비로는 약 95% 감소한 것으로 된다. 코로나 때문에 관광수입도 뚝 끊겼다. 근로자 파견에 따른 수익도 중국 내 코로나의 영향으로 침체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외화수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또 필수품 수입에도 차질이 있을 것이다.
「자동차 부품, 장비가 중국에서 들어오지 않아 아예 움직이지 못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신의주시 취재 협조자)
「전기 공급이 나빠졌다. 무역이 멈춰 발전소 기계를 보수하지 못해 전력 생산이 떨어지고 있다고 배전부 간부가 말했다.」(함경북도 취재 협조자)
◆ 원화 급등은 인위적 조작인가
북한으로선 한시라도 빨리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하고 싶다. 다행히 중국은 극적으로 코로나 유행이 진정돼 경제활동을 재개시키고 있다. 신의주시의 한 협력자는 간부에게서 흘러나온 말이라며 「연말 연초부터 서서히 무역재개를 단행할 준비가 시작됐다」고 전해왔다. 중국에서 코로나 재유행이라는 사태가 없으면 1월에 개최 예정인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전후해 무역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무역 재개를 위한 김정은 정권의 준비, 그것이 원화가치 급상승의 이유라는 것이 필자의 진단이다. 필수품 수입을 위해 외화가 필요한 당국이 국내에서 외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해 사용하기 불편해진 데다, 조선무역은행이 설정하는 교환환율을 조작해 유리한 조건으로 외화를 모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원화 실제 가치를 무시한 인위적인 교환환율 설정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무역 재개가 확정되면 국내에서 외화 수요가 일시에 높아지고 암거래가 활성화돼 원화 약세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시마루 지로/강지원)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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