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 결빙으로 곤궁한 자가 도피 시도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 대책을 이유로 통제를 강화하면서 주민 생활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곤궁한 사람이 삼엄한 국경 경비를 뚫고 중국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검거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총격을 받아 사망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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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국경 인근에 사는 복수의 취재 협조자들에 따르면 탈북자가 늘어난 것은 1월 들어서다. 국경 하천인 압록강•두만강이 얼어붙어 도보로 도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경비가 삼엄해 뇌물도 통하지 않는데 하루아침에 중국으로 도망가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밑바닥 생활로 온갖 수단을 다 써본 사람들이다. 강변에서는 간간이 총소리가 들리곤 했다.”
압록강 인근 혜산시에 사는 취재 협조자 A씨가 1월 말 이렇게 전했다.
A씨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1월 18일에는 혜산시에서 조금 하류로 내려간 김형직군에서 일가족 3명이 탈북하려다 체포됐다. 강변의 얼음 밟는 소리가 나면서 발각됐다고 한다. 소지품에서 아편이 발견됐는데 붙잡혔을 때 자살용으로 갖고 있던 것으로, 체포됐을 때 남편은 약을 먹고 실신한 상태였다.
“한 명은 군견에게 물려 심각한 상태라고 들었다”고 A씨는 말한다.
또 같은 시기에 혜산시 위연지구에서도 젊은 제대군인 남성이 중국으로 월경하려다 국경경비대가 쏜 공포에 주춤하다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 발생했나
탈북하려는 사람을 실탄으로 사격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만강 쪽 국경에 위치한 함북 무산군에 사는 B씨는 1월 31일 중국으로 도망가려다 국경경비대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고 전해왔다. 역시 실패하고 체포됐을 때 자살하기 위해 아편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총소리가 들렸다는 증언은 강 건너 중국에서도 전해지고 있다. 혜산시의 강 건너, 지린성 창바이현의 중국인 취재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요즘은 밤이면 이따금 북쪽에서 총소리가 들린다. 중국 쪽에서도 밀수와 월경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고 있고 경비대가 검문소를 늘리고 순찰도 잦다. 북한은 「코로나 감염자 제로」라고 선전하지만 이쪽에서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북한에서 코로나가 들어오는 것을 경계해 경비가 삼엄해지고 있다.”
사실 중국 월경에 대해 발포하겠다고 북한 당국은 공식 선포한 바 있다. 2020년 8월 말 경찰 당국 명의로 ‘국경에 접근하는 자는 무조건 사격’하겠다는 포고를 낸 것이다. 여기에는 국경지역 일대에서 야간통행금지 조치를 취할 것도 명기됐다. 3월까지 저녁 6시 이후 외출이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