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쇄는 김정은의 직접 지시
중국과의 국경에 위치한 양강도 혜산시의 봉쇄가 2월 15일 해제됐다. 18일간의 봉쇄 중에, 시장은 폐쇄되고 주민은 일체의 외출이 금지되었다. 그동안 식량,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참한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혜산시 주민 2명을 긴급 인터뷰 했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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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산시가 봉쇄된 것은 1월 29일이지만 코로나 발생 때문은 아니었다. 당국은 봉쇄 이유를 중국과의 밀수나 탈북 시도자가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민들에게 통보했었다. 김정은이 ‘혜산은 불법행위가 많다’고 비판하면서 봉쇄도 직접 지시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혜산시는 지난해 11월에도 금 대량 밀수사건이 발각돼 20일 동안 봉쇄됐었다.
◆ 인근에서만 4명 죽었습니다
먼저 이야기를 들은 A 씨는 혜산시 중심의 아파트에 가족과 산다.
――당신 주위에 봉쇄 기간 중에 숨진 사람은 있었나요?
A 인근에서 사망한 사람이 적어도 4명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노인으로 모두 결핵으로 죽었습니다. 영양실조인 상태에 약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젊은 남성과 여성이었습니다. 지병이 있었던 데다 봉쇄로 인해 식량이 부족하게 되어 사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 자신도 이대로 먹을 것이 다 떨어지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봉쇄 중에 장례식은 어떻게 치러졌나요?
A 사람이 죽으면 인민반장과 담당 안전원(경찰), 보위원(비밀경찰)에게 통보하고 외출 허가를 받아 가족만 화장터로 가는 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뇌물을 요구 받았다고 (유족들은) 불만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픈 사람은 어떻게 했나요?
A 지병의 악화나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의사가 왕진을 했지만, 병원에도 약이 없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링거를 준비하는 정도의 일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봉쇄 기간 중에도 병원은 부서마다 1, 2명씩 근무자를 두어 문을 열었지만 한 일은 응급처치 뿐이었습니다.
――지금 북한에 가장 필요한 물자는 무엇입니까?
역시 의약품이에요. 의약품이 없어져 버려, 살 수 있는 사람이 죽고 아픈 사람은 악화될 뿐입니다. 중국과의 무역이 끊겨서 약이 안 들어온 탓이에요. 8월 이후만 해도 인근 노인의 60% 정도가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상태입니다. 약이 없어 민간요법(침이나 뜸 등)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부자가 될 정도입니다.
――국제사회가 북한 사람들을 지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의약품을 지원해 주었으면 합니다만, 가정에 상비약을 지급하도록 해 주었으면 합니다. 국가에 주면 나라에서 주민들에게 판매를 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안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