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기계 70% 안 움직이는 농장도
본격적인 파종과 모심기를 앞두고 농촌 곳곳의 영농자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료, 농약, 옥수수와 벼의 어린 모종용 비닐부터 농기구까지 필수 영농 자재가 부족해 각 지역 농촌경영위원회(행정기관)가 실태 파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강지원)
3월 후반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조자들이 조사해 알려온 농장의 실상은 심각했다.
“농장에는 어린 모종용 비닐이 없다. 나래(볏짚으로 만든 덮개)로 대용할 만큼 심각하다. 폐비닐을 재활용하도록 지시해 분조마다 농장원들을 폐비닐 깁기(수선) 작업에 동원하고 있다. 농기계는 10대 중 7대가 움직이지 않는다. 보수 부품을 국내에서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책으로 중국과의 무역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농업용 비닐도 농기계도 수입이 막혀 있는 것이다.
◆ 국산 비료는 퇴비보다 저질
비료 공급도 늦어지고 있다. 또 다른 취재협조자가 양강도 김형직군 농장원에게 물어본 결과, 지연된 첫 화학비료의 공급은 4월 중순이 될 예정이라고 상부에서 설명했지만 코로나 방역을 위한 수송 제한으로 더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국산 비료의 질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협력자가 물어본 김형직군 농장원의 설명은 “지난해 국산 화학비료 밭에서는 인분 등으로 만든 퇴비 밭보다 생산량이 훨씬 낮았다. 국산 비료는 너무 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극심한 영농자재 부족에 대해 각 농촌경영위원회는 역내 협동농장에서 정보를 수집해 상부에 보고하고 필요량을 중국에서 긴급 수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4월 파종과 모내기 영농 준비를 게을리하면 가을 수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정은 정권은 이미 북서부 중국 무역 거점도시인 신의주 등에서 중국에서 영농 물자를 긴급 수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곡창지대인 황해도 농장에 우선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 다른 지역에는 4월 중 전달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북한은 농번기인 4월부터 전국의 도시근로자들이 농사를 지원하러 가는 「농촌 동원」이 시작되지만 올해는 「통근」이 아닌 공장이나 기업소에서 농촌 상주 인력을 선발해 배치할 예정이어서 특정 농지를 담당하게 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 아시아 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 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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