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차단 명목으로 3월 3일부터 도시가 봉쇄되어 있던 양강도 혜산시. 봉쇄는 2020년 11월, 2021년 1월에 이어 세 번째다. 당초 당국은 30일간의 봉쇄를 예고하고 주민 외출 금지, 시장 폐쇄 조치를 취했으나 봉쇄는 4일 밤 갑자기 풀렸다. 10일 현재 통제는 시 바깥과의 왕래가 금지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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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틀 사이에 봉쇄가 해제된 것일까?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분출된 것과 관련 있는 듯하다. 혜산시에 사는 복수의 취재 협조자들에 따르면 봉쇄 통보가 3일 오후 3시에 나온 직후부터 항의와 반발이 속출했다고 한다. 다음은 협조자들의 설명이다.
“연이은 세 번째 봉쇄로 더는 버텨내지 못하자 규제를 지키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많았고, 통제를 위해 동원된 보안서 전경들과 아파트 입구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불만을 터뜨리고 항의하는 사람 중에는 노인이 많았다. 병든 한 남자가 봉쇄 소식을 듣고 밖으로 나와 ‘나를 죽여라’고 아우성쳤고 전경이 동원됐다.”
“혜탄동 동사무소를 찾은 노인이 ‘먹을 게 없다. 쌀을 나눠주고 나서 봉쇄하라. 할 수 없으면 여기서 죽어 주겠다’며 동사무소 마당에서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동 사무소장이 긴급 구호미를 내놓겠다고 설득해 겨우 돌려보냈다.”
“노인들은 김정은을 욕하는 게 아니라 도와 시당 간부들이 허위보고를 하고 있으며, 인민이 어려워하는 것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봉쇄만 해 굶기려 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완곡한 정부 비판이다.”
봉쇄 후, 외출과 이동 금지 조치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었다면서, 협력자의 한 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봉쇄된 다음날 4일에만 경찰에 구속된 사람이 60명이 넘었다네요. 주민들의 불만과 반발이 워낙 강해 봉쇄를 해제한 것이라고 다들 말다툼을 하고 있어요.”
중국으로 월경했던 여성이 압록강을 넘어 몰래 혜산으로 돌아오다 체포된 것이 혜산시의 세 번째 봉쇄 이유였다고 당국은 설명했지만 진위는 확실치 않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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