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이 바닥난 어부는 부랑자와 다름없어
출어가 허용되지 않는 영세 어민의 빈곤은 정말 심한 것 같다.
“신진항에서 오징어를 잡던 소형선의 선주들은 출어를 전혀 하지 못해 배를 팔아 연명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잃은 선원들은 현금 수입이 바닥나 ‘꼬제비’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협조자들은 전한다.
당국의 허가를 받아 출어하고 있는 권력기관 산하 수산사업소는 어획을 독점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역시 코로나 대책으로 국내 운송과 이동에 제약이 많아서 유통이 여의치 않아 시장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름값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이들 수산사업소의 직원들도 생활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청진 시내의 수남 수산사업소에는 출근하는 사람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 일정 금액을 직장에 내고 출근 대우를 받아 외부에서 장사나 벌이를 하는 통칭 ‘8.3’으로 불리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8.3’의 비용은 한 달에 70~150 중국원의 고액으로, 그 이상을 벌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지만 버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중국1원은 약170원)
어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우리들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않으면서 중국 배에는 어업권을 팔아 고기를 잡게 해준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로 2017년 하반기부터 북한은 어패류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 오징어잡이를 비롯한 동해안의 어업은 중국에 대한 판로를 잃어 큰 타격을 받았다. 그나마 중국 밀수와 국내 시장 판매로 어민들은 근근이 연명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그마저도 불가능해졌다.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 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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