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으로 무역을 중단하면서 심각해진 의약품 부족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무역상사에 중국으로부터 의약품과 의료용품을 긴급 수입할 것을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북부 양강도 취재협력자가 4월 9일 전했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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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교관이 의약품 부족 사태를 폭로
북한의 의약품 부족 사태는 매우 심각하다.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이 다수 발생하는 의료붕괴 상태다. 가장 큰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2020년 2월부터 무역을 엄격하게 제한한 결과 중국산 의약품이 거의 바닥나버렸기 때문이다. 국제기관 등의 지원품 수용도 중단했다.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들은 작년 봄부터 이미 지방도시에서 의약품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가을이 되자 병원과 약국에서도 의약품 및 의료용품이 고갈되어 질병이나 부상을 치료할 수 없게 됐다.
2월 25일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 8명이 직접 손수레를 밀며 출국하는 모습을 러시아 외교부가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대사관은 4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약품을 포함한 필수품의 심각한 부족'을 호소했다. 체코대사관 직원도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에 심각한 물자 부족을 인정하고 있다.
외교관조차 의약품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다는 것은, 일반 평양시민과 지방 주민은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시아프레스는 2021년 초부터 북한 각지의 취재협력자와 의약품 부족 사태의 영향을 조사했다.
◆각지에서 사망자 속출 보고
조사지는 평안북도, 양강도, 함경북도이다. 모두 중국과 인접한 지역으로, 중국 상품의 재고가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조사 보고의 내용은 거의 비슷했다. 요약해 서술한다.
"병원, 약국에 가도 약의 재고가 없어서 팔지 않는다. 개인 약장사를 엄금, 단속하고 있어서 암거래 가격이 7~10배 이상이 됐지만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알약은 낱알로 팔고 있다"
"체온계, 감기약, 심장약이 바닥난 상태다. 중국산 체온계는 중국돈2원이었던 게 지금은 50 원 줘도 못산다. 심장병 환자가 박동이 격렬해질 때 먹는 약이 없어져서 노인들이 많이 죽었다. 약을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 건 부자와 간부뿐이다"
※ 중국1원은 약 170원
"항생제가 없어서 어려움이 많다. 현금 수입이 줄어서 잘 먹지 못해 허약해지니 감기에 걸려 죽는 사람이 많다. 결핵 환자도 약이 떨어져 많이 죽었다"
"중국산 일회용 주사기와 링거 용품이 없어서 병원에서는 펄펄 끓여서 재사용했는데, 중국산은 모두 플라스틱이라 변형되어 버리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씻어 쓴다. 약이 사라져버려서, 병에 걸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