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소토지’로 불리는 산간지역의 개인 경작지를 전폐시키라고 명령하면서 농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북부의 복수 지역에서 취재 협력자가 조사했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북한에서는 협동농장에서의 집단 농업이 원칙이지만 경제위기가 심화된 1990년경부터 농민이나 도시 외곽의 주민들이 산의 경사지를 벌채해 멋대로 개간한 ‘소토지’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소토지’에서의 생산은 자가 소비나 판매 수입에 의해서 경작자에게 있어서 큰 혜택이 되는 한편, 남벌로 산들이 회복력을 잃어 홍수가 빈발하는 원인이 되었다. 김정은 정권은 단속과 나무심기를 진행했지만 근절하지 못했다. 당국자들이 뇌물을 받고 묵인하거나 ‘소토지’ 경작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하게 해 조직의 수입으로 충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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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농은 비사회주의다.
“경사 45도 이상의 경사면은 일체의 개간, 씨를 심는 것을 금하고 나무를 심는다. 경사가 그 이하인 개인 밭은 협동농장으로 이관시킨다.”
함경북도와 양강도에서 조사한 협조자들이 전해온 ‘소토지’ 금지 조치의 개요다.
“산 입구에 산림감독대가 초소까지 세워 산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다. 경찰에 연행되어 벌금을 부과할 겅우도 있다.”고 양강도 협력자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이번 소토지 금지 조치의 주목적이 산림보호보다 개인의 경제활동 통제에 있다는 점이다. 즉 '개인농'을 비사회주의적 현상으로 규정하고 그것과 투쟁하라는 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함경북도의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국이 ‘농장일보다 개인 밭을 잘 가꾸면 된다는 사상이 잘못이다’고 하는 강연회까지 한다. 요컨대 개인의 농업은 마당 이외에서는 일절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 ‘소토지’ 거론에 절망하는 사람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 지시로 농장 주변 ‘소토지’ 면적을 측정하는 ‘검지’가 실시됐다. 행정기관인 농촌경영위원회는 이 가운데 일부를 경지면적 증가분으로 국가에 보고해 농장에 귀속시켰으나, 대부분은 그대로 개인에게 경작시켜 사용료를 협동농장에 납부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인 경작을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올해 김정은 정권의 태도다. 모든 ‘소토지’를 협동농장에 귀속시켜 그것을 ‘산림이용반’이 관리하도록 했다. 오래동안 ‘소토지’를 일궈온 농민들에게는 농토를 몰수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반발이 나온다. “’소토지’가 없어지면 굶어 죽는다”고 절망의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간부들의 태도는 강경하다.
“’소토지’를 일구려면 하라. 그러나 가을 수확은 모두 몰수할 테니 그렇게 생각하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농민을 간부들은 이렇게 위협하고 있다고 협력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