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방역 부작용으로 굶주려
북한 주민의 곤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 대책으로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는 등 과잉한 통제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경제가 워낙 좋지 않아 현금 수입을 잃은 사람들 중에는 끼니를 잇기 어려워 영양실조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이다. 북부 지역에 사는 복수의 취재 협력자가 실정을 전해 왔다. (강지원/ 이시마루 지로)
북한은 지금 ‘보리고개’로 불리는 춘궁기의 한복판에 있다. 가을 수확까지의 단경기로, 1년에 식량이 가장 부족한 계절이다.
시장의 식량 가격이 6월 들어 급등하고 있다. 4월 말에 비해서는 흰쌀은 약 20%, 옥수수는 약 30% 올랐다.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내에서 조사한 결과 식량 배급은 행정, 노동당, 경찰, 보위국(비밀경찰) 등의 공무직에게는 나오고 있지만 공장 등 일반 기업에서는 거의 끊겼다.
김정은 정권의 과잉 코로나 대책 부작용으로 시장은 침체되면서 대다수 국민은 현금 수입이 격감되었다. 그동안 저축과 빚으로 근근이 버텨온 사람들도 ‘보리고개’에 접어든 지금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듯하다.
◆ 영양실조로 출근 못하는 근로자
함북 무산군. 북한 최대의 철광산이 있는 국경 도시다. 추정 인구는 약 10만 명. 무산광산에서 일하는 취재 협조자가 서민들의 곤궁한 근황을 전해 왔다.
“무산 주민들은 정말 고통스럽다. 어쨌든 돈이 없다. 광산의 5월 배급은 옥수수가 며칠 분 있었을 뿐이다. 시장 장사는 전혀 안 돼 많은 사람이 ‘꼬제비’ 직전이다. 광산 노동자 중에는 영양실조로 부종이 생겨 출근도 못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결핵 환자가 늘고 있지만 중국에서 약품이 들어오지 않아 지난해 여름 이후 사망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산나물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사망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고 한다.
“요기를 하기 위해 산나물을 산에서 캐거나 사다가 옥수수가루에 섞어 먹는데 독초가 섞여 있어 식중독이 빈발하고 있다. 서호리라는 곳에서는 4인 가족 중 3명이 죽고 아이 하나만 살아남은 사고가 있었다.”고 협력자는 말했다.
주민의 피폐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는데도 당국은 국가가 보유한 식량을 방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무산광산에서는 당원 노동자들에게 직장생활 곤란자를 도우라고 지시가 내려왔는데, 당원도 빠듯하기는 마찬가지다. 자기 부담으로 낼 수 있는 식량이란 얼마 되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라고 협력자는 말했다.
◆ 하루 한 끼 먹는 사람이 늘어남
양강도 주민들에게도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식용유를 못 쓰게 됐다. 100g에 중국돈 70원(약 12,000원)을 주고 도저히 살 수 없다. 장사가 안 돼 다들 돈이 없어 하루 한 끼밖에 못 먹는 사람이 많다. 나 개인은 통제로 장사도 못하고 고난의 행군 때(90년대 후반 대기근)보다 더 힘들다.”
이렇게 괴로움을 토로했다.
협력자의 보고로 볼 때 북한의 현 상황은 이미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에 조속히 긴급 인도지원을 요청하고 국제기구 인원의 입국과 사찰을 신속히 허용해야 한다.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 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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