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코로나 과잉 대책으로 경제가 혼란하고 민생이 악화되면서 일부 아사자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당국이 곳곳에서 무상으로 식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7월 12~14일 함경북도 3개 도시와 양강도에서 내부 취재 협조자에게 의뢰해 조사를 벌였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각 지역의 조사 결과는 비슷해 7월 둘째 주 말에서 13일까지 옥수수 5kg 가량이 무상으로 지급되었다. 김정은은 6월 중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에서 식량위기를 인정하고 ‘인민에게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특별명령서를 발령했는데, 이번 식량 공급은 그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6월 말에도 옥수수가 소량 지급되었다.
각지의 조사 보고를 살펴보자.
◆ 1인 1일 750g 무상 지급
함북 무산군에서는 북한 최대 철광산인 무산 광산을 비롯해 직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옥수수 7일분이 지급됐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직장을 통한 방식으로 옥수수 배포가 있었다. 다만 “기업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신발공장에서는 5일분, 동광산에서는 7일분이 지급됐다”고 협력자들은 전해 왔다. 함북의 청진시, 회령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도시에서나 하루분은 노동자 1인당 750g이었고 부양 가족에게도 1인당 450g이 나왔다고 한다. 또 제도상의 국가 배급이 아니라 무상 임시 배포이었던 모양이다.
북한에서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값싼 국가 식량 배급 제도는 평양을 제외하고 붕괴되어 있다. 기업에서는 자체 재량으로 급여를 대신하는 현물 지급 형식으로 식량을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간에 격차가 컸다.
◆ 주민들의 반응은? 식량의 출처는?
불과 5~7일치라지만 주민들은 임시 배포를 환영하고 있다. 6월 들어 시장 식량 가격이 2배 안팎이나 급등해 혼란을 겪었지만, 이번 임시 배포로 가격이 다소 떨어졌다고 각지의 협조자들은 전했다. 또 최근 들어 러시아산 밀가루가 시장에서 팔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긴급 배포된 식량의 출처는 어디일까? 군량미을 돌린다는 정보도 있었지만 분명치 않다. 협력자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중국에서 지원이 들어 올 테니 잠시 참으라고 6월에 당국의 지시가 있었지만 이번에 받은 옥수수는 국내산이었다. 소문이 있던 2호 창고(전시용 비축미)의 백미는 아니었다. ‘계획미’를 전용한 것 같다.” (함북)
※ ‘계획미’는 공무원이나 건설 동원 등을 위한 배급용으로 국가가 계획적으로 비축한 식량을 말한다.
“당국은 ‘군량미’에서 주민들에게 지급하겠다고 6월 말 주민들에게 설명했지만 기관이나 기업소에서 차량을 준비해 군에 받으러 가겠다는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이번 지급이 ‘군량미’는 아니라고 본다.” (혜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