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력 구성은 60~70%가 수력 발전이다. 따라서 하천이 얼어붙는 겨울에는 매년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린다. 얼음이 녹는 초봄부터 전기 사정은 회복되지만, 그래도 최근 몇 년간 북부지역 일대 주택에는 3~5시간 정도밖에 전기가 오지 않았다.
올해는 전력 사정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민생용의 전기를 '주민선', 생산시설이나 당 및 행정기관, 협동농장을 위한 전력을 '공업선'이라고 부른다.
5월 기준, 북부지역 일대에 '주민선'은 하루 1~3시간 정도밖에 공급되지 않았다. '공업선'을 우선하기 위해 끊었기 때문이다.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이 시기 '공업선'은 하루 8시간 정도 공급됐다.
그런데 그 후 나날이 전력난이 심해졌다고 협력자들은 입을 모은다. 7월 고온건조 기후가 계속됐을 때, '논밭에 물을 넣으려고 해도 전기가 오지 않아 펌프가 작동하지 않는다'라는 보고가 각지에서 도착했다. '공업선'도 마비되기 시작했다.
◆ 도시 중심부에서도 전기가 1~2시간밖에 오지 않는다
"현재 제가 사는 시중심부의 아파트에서는, 전기가 하루 1~2시간 겨우 옵니다. 전혀 안 오는 지역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업선'의 전기 공급도 막혔습니다"
8월 중순, 북부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협력자는 이렇게 보고했다.
원인은 무엇인가? 이 협력자는, 전기 공급과 시설을 감독하는 배전부 담당자를 만나 사정을 들었다.
"전기를 제대로 공급 못하는 건 수자원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발전체계 자체가 마비돼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송전 설비가 고장 나도 중국에서 기계나 부품을 수입할 수 없습니다. 국산 설비로 메우려 해도 질이 나빠 금세 고장 난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기계나 부품이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김정은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중국 국경을 봉쇄해서 무역이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설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국경이 열리면 도입을 추진한다고 배전부 담당자가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 델타 변이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중국과의 국경 무역 재개도 전혀 전망이 없다.
만성적인 전력난 때문에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중국제 태양광 발전 패널을 사서 쓰고 있다. 소형이 2000~3000위안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 무역이 멈춘 지금은 "2만 위안을 내도 구할 수 없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 1위안은 약 180원
북한 사람들의 '전기 고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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