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소독약 대신 쑥을 피우고, 체온계조차 만들 수 없다. 방역 체계의 물질적 기술적 수단은 없는 것과 같다..."
이것은 2020년 2월 27일에 열린 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확대회의에서 김정은이 한 발언이다. '절대비밀'로 지정된 내부 문서에 게재된 것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에 대해 김정은은, 자국의 보건위생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에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무렵까지 지방 도시에서는 소금물을 분사해 소독 작업을 할 정도였다. 그로부터 1년 남짓이 지났다. 북한의 방역 체제는 현재 어떤 상황일까? 8월 중순 함경북도 취재협력자에게 물었다. (강지원)
◆ 중국제 소독약이 들어와
―― 소독약 등은 여전히 부족한가?
작년까지 소독약도 없었는데, 지금은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고 본다. 시장도 매일같이 소독하고, 마스크 착용 단속도 계속한다. 함경북도 방역소에는 중국제 방역 설비가 많이 들어왔다. 소독액을 안개처럼 자동 분사하는 기계로, 사람의 출입이 많은 장소와 시장의 입구, 기관 및 기업소에 설치하고 있다.
――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사람들의 이동을 강력히 제한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이동 제한은 지금도 엄격하다. 중국과의 국경 지역은 지금도 밤 8시 이후는 외출 금지다. 또한 도를 넘는 이동은 어렵지만, 인근 군에 못 갈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어쨌든 검문소가 많기 때문에 이동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 코로나 때문에 생긴 검문소인가?
군과 리의 경계에 코로나 방역 단속 초소가 많이 생겼다. 확인서가 있으면 통과할 수 있지만 방역 때문이라며 짐을 전부 검사한다. 짐까지 소독약을 뿌려서 많이 귀찮다. 검사가 끝나면 통과증을 발급하는데 다음 초소에서 똑같은 절차를 해야 해서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린다.
―― 장사 때문에 이동하는 사람은?
짐에 트집을 잡히기 때문에 장사로 멀리 이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친척 방문 목적으로 다른 지역에 왕래하는 사람뿐이다. 그리고 이동하는 사람은 방랑자다. 꼬제비(홈리스)와 가난한 사람이 초소를 우회해 농촌으로 향한다. 이 방랑자를 단속하기가 어렵다.
◆ '마늘 효과' 믿는 주민들
―― 코로나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주민들 사이에서 코로나에 대한 공포심은 전혀 없는 것 같다. (당국은) '우리나라에는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선전하고 있고, 요즘에는 어디선가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문도 들리지 않는다. 주민들은 '마늘을 먹으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라고 믿어서 마늘을 하루에 하나씩 먹는 운동까지 하고 있다.
다른 취재협력자의 보고에서도 방역 관계자에게는 방호복과 마스크가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대량으로 코로나 방역 물자가 지원되는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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