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폭발이 시작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과 생활에 타격을 받고, 약한 처지의 사람이 궁지에 빠졌다. 북한에서는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서민의 애환이 깊어져, 짓누르는 압박에 견디다 못한 여성이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터뜨려 집을 나가거나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 여성에게 최근 사정을 들었다. 그녀는 이혼 경험이 있는 '싱글 마더'이다. 연락은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요샌 남편을 두고 도망가거나, 이혼을 요구하는 여성이 부쩍 늘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로 생활이 어려워져서입니다. 남자는 나라가 배치한 직장에 무조건 출근해야 하는데, 생산이 거의 멈춰 급료도 식량 배급도 없습니다. 오히려 직장에서는 노동자에게 현금과 땔감, 휘발유 등의 자재 공출을 요구합니다.
아내는 필사적으로 장사해서 벌고 그걸 준비합니다. 가족을 먹이면서요. 남자는 무단결근하면 비판받고 '노동단련대'로 보내집니다. 코로나 이후 통제가 정말 어려워져서 가차 없습니다. 그런데도 남자는 외상으로 술을 마시고 집안일도 육아도 도와주지 않는 게 많습니다. 함께 있는 게 싫어지는 거지요"
※ 북한에서는 직장에서 학습과 동원에 참가하는 '조직생활'이 의무이다. '노동단련대'는 질서 위반 등을 이유로 수용되는 단기 강제 노동 캠프.
―― 남자 입장도 괴롭겠네요.
"벌이가 없으니까 집에서는 아내에게 책망을 받고, 직장에서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인처럼 일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로 술 마시고 아내를 때리는 남자도 많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도 부부싸움 소리가 자주 들립니다"
―― 북한에서 이혼은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정부는 좀처럼 이혼을 인정해주지 않고, 요새는 이혼하려는 사람이 많아서 1년 정도 걸립니다. 그것도 뇌물을 안 주면 빨리 진행해주지 않아요. 재판소 관리들은 이혼을 요구하는 여성들로부터 받은 뇌물로 사는 것 같습니다. 가출해서 친정으로 돌아와도 거주 등록이 없어서 단속 대상이 되니까 오래 못 있고 또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혼이 인정되기까지 여성에게 길고 힘든 시간이 계속됩니다"
―― 남편은 이혼을 받아들입니까?
"아니요, 대부분 받아주지 않습니다. 아내와 헤어지는 순간 못살게 되니까요. 이혼에 응하는 조건으로서 아이를 주지 않거나, 양육을 구실로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코로나 방역을 빌미로 개인의 상행위나 이동을 제한하는 등 사회 통제를 강화해, 많은 서민이 현금 수입을 잃고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북한은 남존여비의 풍조가 여전히 강한데, 이혼의 증가는 오랜 시간 희생을 강요당한 여성에 의한 남성 중심사회에 대한 '반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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