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와 잉크 수입 못해 지폐 인쇄 불가능
김정은 정권이 정규 지폐를 발행하지 못한 이유는, 중국에서 종이와 잉크를 수입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10월 중순 "중국에서 종이와 잉크가 들어오지 않게 돼 일시적으로 국산품으로 인쇄하고 있다고 관리로부터 설명을 들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른 협력자는 "'돈표'는 100% 국산이라고 당국은 설명하는데, 질이 나빠서 일반 종이 같다"라고 말했다. 외화난으로 중국에서 수입이 어려워져서 지폐 인쇄용 종이와 잉크가 바닥났을 것이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10월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돈표' 발행 이유를 '지폐용지와 특수 잉크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중국 세관 당국이 매월 발표하는 무역통계에는 올해 4월 이후 북한이 중국에서 종이를 수입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입수한 내부 문서에는 '돈표' 발행 목적과 용도에 대해, 주민이 보유한 외화와 교환을 독촉하거나 생활곤궁층 지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 믿지 못해 받기 거부하는 주민들
'돈표' 유통에는, 대체 어떤 불편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문서에서 '돈표'는 국가가 발행하는 현금과 같은 가치, 지불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한다. 그러나 함경북도 협력자는 이에 반박한다. "정부는 '정규 돈과 같다'라고 말하지만 누가 믿겠는가? 지금까지 실컷 속아왔다. 차라리 물물 교환이 낫다"
내부 문서는 주민 사이에 나타난 수취 거부의 움직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지금 중앙은행돈표의 류통과정에 이러지러한 편향들이 나타나고있다.일부 상업급양봉사기관들과 시장들,주민들이 중앙은행돈표를 가지고있다가 후에 현금과 바꾸어주지 않으면 야단이다.돈표의 질이 5,000원짜리 돈보다 못하다고 하면서 잘 받지 않고있다.」
금권의 유통에 치명적인 수취 거부가 일어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 난무하는 유언비어
「더우기 엄중한것은 일부 야외매대와 시장들에서 봉사원들과 판매원들이 5,000원짜리 돈표를 4,000원 혹은3,800원으로 인하시켜 받겠다고 하는것이다.」
발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금권 할인'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난무한 유언비어에 시달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중앙은행돈표의 류통과정에 나타난 심각한 편향은 이뿐이 아니다. 지금 생활비(급여)를 올러주기 위해 돈표를 발행하였다는 류언비어,가짜돈표가 나왔다는 류언비어,인차 화폐교환(통화 절하)을 하기 위해 돈표룰 발행하였다는 류언비어,낡은 돈표는 국가에서 받지 않는다는 류언비어들이 나돌고있다.」
◆ 처벌 내비치며 위협하는 당국
김정은 정권이 궁여지책으로 발행한 '돈표'가 주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자 당국은 이를 강권으로 억누르려 하고 있다.
「상점과 식당을 비롯한 봉사단위들과 시장과 야외매대, 려객뻐스들에서 손님들이 내는 중앙은행돈표로 즉시 봉사결제를 해 주여야 한다. 중앙은행돈표를 인하시켜 받는 현상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중앙은행돈표를 인하시켜 받는 현상, 돈표를 위조하거나 매매하는 현상, 돈표류통과 관련한 류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울 흐리게 하는 현상들은 당적,행정적,법적으로 강하게 대책하여야 한다.」
「모든 일군들과 근로자들,주민들은 중앙은행돈표를 적극 리용하고 그 류통과정에 사소한 편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함으로써 나라의 화폐류통과 사회주의경제건설,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 최근 상황은?
이 〈절대비밀〉 지정 문서가 나온 후, '돈표'의 유통은 원활히 진행됐을까? 11월 11일 북부지역에 사는 협력자가 최신 동향에 대해 보고했다.
"지금도 장사꾼들은 '돈표' 같은 건 안 받으려고 해서 시장에서도 유통량이 적다. 모두 '위에서는 쓰라고 하는데 저런 거 믿을 수 없다'라고 입을 모은다"
김정은 정권의 궁여지책이었던 임시 금권 발행은, 현재로서는 제대로 제 기능을 못하는 모양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