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북한 각지에서 현금과 식량이 거의 소진된 '절량세대'가 늘어나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도시부에서는 당국이 옥수수를 최빈층에 소량 배포하고 있지만, 농촌에서는 농장에 떠맡길 뿐 굶주리는 사람들의 구제는 없는 듯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북한은 이제부터 '보릿고개'라고 불리는 단경기를 맞이한다. 지난가을의 수확을 소비하고 다음 8월 말부터 10월에 옥수수와 쌀을 얻을 때까지, 저장한 것이 동나는 '춘궁'의 시작이다.
◆ 굶주리는 도시의 빈곤층
4월 들어 각지 협력자로부터 비통한 보고가 전해지고 있다.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는, 군내 최대 기업인 철광산에서, 매일 끼니를 잇기 어려운 종업원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
"노동자에게는 한 달에 5~7일 치 옥수수가 나올 뿐이다. '절량세대'에 대해서는 광산에서 관리・지원한다고 하지만, 특별한 대책은 없다"라고, 현지 협력자가 전했다. 굶주려서 출근하지 못하는 노동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양강도 혜산시의 협력자로부터는 다음과 같은 보고가 왔다.
"재작년부터, 이대로 방치하면 굶어 죽을지도 모르는 '절량세대'에 한해 인민위원회(지방정부)가 이따금 옥수수를 지급해 왔다.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도 지급하게 되어, 각 인민반에 옥수수 30kg씩 공급해 궁핍한 세대에 나누었다.
내가 사는 거주구에서는 4세대에 7kg씩 주었다. 그런데 왜 '절량세대'만 주는가 하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기당하거나 도둑을 맞았다든가, 환자가 있는 가정도 모두 똑같이 힘든데 돌볼 사람이 없는 세대만 주는 건 이상하다는 것이다"
도시의 노동자와 주민이 굶주리는 건 경제 불황 때문이다. 현금 수입이 줄어든 취약층이 시장에서 식량을 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 왜 생산자인 농민이 굶주리는가?
현재 가장 어려운 사람은 식량 생산자인 농장원들이다.
아시아프레스는 함경북도의 한 협동농장을 최근 몇 년간 중점적으로 현지 조사해 왔다. 여기에서는 A 농장으로 칭한다. 농장원 수는 약 500명으로, 주로 옥수수를 재배한다. 함경북도에서는 조금 작은 농장이다.
협동농장에서는 벼농사나 옥수수, 야채 등 담당하는 품목별로 작업반이 있고 그 아래에 생산 단위인 분조가 있다. 분조는 현재 10~12명 정도로 구성된다.
A 농장에서는 지난해 비료가 부족해 수확량이 줄었다. 분조원 1인당 250kg 정도의 옥수수가 분배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 손에 넣은 것은 150~170kg 정도 밖에 없었다.
그것을 지금 소진해버린 '절량세대'가 3월부터 벌써 나오기 시작했다.
농장의 간부는, 각 분조에서 독자적으로 곤궁한 상황을 파악해서 먹이도록 지시했다. 예년이라면 분조에서는 춘궁을 대비해 예비 곡물을 비축해 두고, 빈곤한 세대에는 가을 수확할 때 분배를 선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