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과 행정기관의 내부문서가 외국에 유출되는 사태가 잇따라 벌어지자 북한 정권 내에서 큰 문제가 되어, 당기관이 배포한 문서의 철저한 회수 및 인쇄 원칙 금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해외 언론에서 내부문서가 자주 공개되는 것에 김정은이 격노했다는 정보도 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김정은이 직접 유출 근절 지시 내렸나
지난 20여년 간 일본과 한국의 몇몇 보도기관은, 북한의 내부문서를 입수해 공개해 왔다. 일본에서는 도쿄신문, 마이니치신문, NHK, 그리고 우리 아시아프레스 등이다. 한국에서는 KBS, 북한 정보 전문 미디어인 데일리NK 등이 보도했다.
내부문서라 함은, '강연제강'이라 불리는, 일반 주민을 대상 강연 자료부터 당 및 행정기관 내에서 열람 대상이 한정된 비밀 지정 문서까지 다양하다.
북한 당국은 배포하는 문서에 일련번호를 붙이거나, 열람 기한을 정해 회수하는 등 유출을 방지하고 유출한 사람을 찾는 데 안간힘을 써 왔다. 그런데도 문서 유출을 근절할 수 없었다.
속을 끓이던 김정은이, 최근 들어 직접 문서 유출의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다고 한다. 미확인 정보이지만, 명령을 받은 김여정이 유출의 거점인 중국과의 국경 도시에서 단속을 지휘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 내부의 전언이다.
◆ 인쇄 금지, 컴퓨터 화면으로
4월 중순,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당국의 문서 관리 실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도의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위에서 내려오는 자료를 절대로 인쇄하지 않도록 지시하고 있다. 강연에서 필요한 건 '판형콤퓨터(태블릿PC)를 이용하라고 명령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한 간부는, 종이 생산이 어려우니까 굳이 인쇄해서 배포하고 또 회수하고 폐지로 재활용하기보다 전자문서로 열람하는 게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간부는 '문서가 빈번하게 외국으로 유출돼 큰 문제가 됐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 및 행정기관, 기업소에서 문서의 사본을 철저히 관리하게 됐다. 이전부터 복사기 사용은 엄격히 통제됐지만, 감시가 매우 심해지고 있다"
이 협력자에 따르면 4월 들어, 주로 전업주부로 구성된 여성동맹 학습회에서도 '판형콤퓨터'를 사용하게 됐다. 주민을 모아 안전원(경찰)과 보위원(비밀경찰), 당 간부들이 강연할 때도 종이가 아닌 전자도서를 이용하게 됐다고 한다.
태블릿PC를 주민에게 배포하는 건 불가능하므로, 강당에서 파워포인트 같은 것을 사용하는하는것으로 추축이 됀다..
한편, 다른 협력자는 최근 문서관리 변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꽤 예전부터 문서는 중앙기관에서 전자메일로 지방으로 보내고, 그걸 인쇄해 대상에 배포했다. 유출을 경계해서 이미 작년부터 문서 배포는 크게 줄었다. 문서는 회수하는 게 대원칙이지만 회수전에 촬영한 사진이 외국에서 보도되자, 작년부터 인쇄시키지 않는 쪽으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