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발생을 공식 인정한 김정은 정권은 8월 10일 '승리 선언'을 했다. 이후, 감염자도 발열자도 나오지 않고 행동 규제도 대폭 완화됐다고 하는데, 실태는 어떨까? 8월 후반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들에게 현황을 물었다. 그 첫 번째로, 양강도 협력자 두 명의 증언을 소개한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양강도 협력자 두 명의 증언
10일에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승리 선언'을 한 이후 북한 당국은 매일 발표해 온 '악성 전염병에 의한 유열자 수'를 내놓지 않게 됐다. 25일에는 양강도에서 코로나 관련해 의심스러운 발열자가 4명 발생했다고 보도했지만, 다음날 인플루엔자에 의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승리 선언' 이후의 실태에 대해 혜산시에 사는 두 명의 보고를 소개한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아시아프레스 조사에 따르면, 많은 지방 도시에서는 코로나 감염을 판정하는 검사가 실시되지 않고 발열 유무와 기침 등의 증상만으로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하 보고에서 '감염 판단'도 마찬가지이다.
◆ PCR 검사 같은 거 몰라
A 씨는 시 중심부에 살면서 장사를 한다.
―― 김정은이 코로나에 승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발열자는 없습니까?
"열나는 사람은 상당히 줄었지만 지금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저 감기로 취급됩니다. 증상이 심한 사람이 나온다고는 듣지 못했습니다. 이미 주민 대부분이 한 번 코로나에 걸렸다는 인식입니다"
―― 발열자가 있다면 지금도 격리합니까?
"기준이 애매합니다. 열이 나면 자발적으로 격리하라는 겁니다. 만약 기침과 열이 있으면서 외출하면 '타도 대상' (강제 격리, 처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스스로 외출하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 인민반에서는 최근 2세대에서 코로나 같은 증상이 나왔습니다만, 담당 의사는 보통의 감기라고 했습니다"
※ 인민반은 말단 행정조직으로,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 PCR 검사는 하고 있습니까?
"저에게 몇 번이나 물으셨지만, 그런 거 안 합니다. 체온을 재고 문진하고, 그래서 판정하는 방법 그대로입니다. PCR 검사가 뭔지도 모르고 본 적도 없습니다. 간부들은 하는지 모르겠지만"
―― 중국과의 국경도시와 한국과의 전선은 방역 규제를 유지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통제는 느슨해졌습니까?
"방역은 계속하고 있습니다만,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적발되는 건 없어졌습니다. 밖에 나올 때는 자발적으로 쓰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회의 등에 집단적으로 참가할 때는 쓰고 나오라고 말하는 정도입니다"
◆ 발열자는 지금도 나오고 있다
B 씨도 시 중심부에 살고, 가정주부다.
―― 방역 규제는 풀렸습니까?
"아직 긴장을 유지하라고 합니다. 다른 지역은 해제된 거 같은데, 여기는 (중국과) 국경지대이니까요. 단, 열을 재는 것도 지금은 증상이 있는 사람만 하라는 게 원칙이 됐습니다. 열이 나면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치료를 받고 자기 격리하라고 했습니다"
※ '승리 선언' 이전에는 인민반별로 돌면서 매일 2~3차례 체온을 측정했다고 한다.
―― 아파트 주변 소독은 계속하고 있습니까?
"소독 횟수는 하루 4~5회에서 2회로 줄었습니다. 주로 발열자가 나오는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모두 걸렸다가 완치한 사람들뿐이지 않을까요. 증상이 심해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냥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방역체제는 계속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제 괜찮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북중국경지역도 규제 완화
―― 마스크나 체온 측정은 합니까?
"마스크는 착용하라고 하지만, 안 썼다고 해서 문제시하는 건 없어졌습니다. 최근, 인민반별로 감염 이력을 조사했는데 1, 2채를 제외하고 모든 집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인민반의 경비 초소에서 하던, 사람의 출입 체크와 체온 측정은 없어졌습니다. 다만 다른 지역에서 온 인원인지는 계속 감시하고 있습니다"
――직장과 시장의 단속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있지만, 직장 출근을 교대로 하던 걸 정상으로 돌린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코로나 관련 단속도 줄었습니다. 단, 당국은 서로 자각하고 투쟁하라(코로나에 주의하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열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신고해 치료받으라는 의미입니다"
――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 제한은 계속되고 있습니까?
"다른 군에 가는 건 아직 제한이 강합니다. 회사와 기업의 일로 가는 건 승인 절차를 밟으면 괜찮습니다. 노동 동원, 농촌 동원으로 이동하는 것도 제한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개인 일로 이동하는 건 아직 어렵습니다. 볼일이 있어 운흥군에 가려던 이웃 사람이, 확인 서류가 제대로 안 돼 있다고 검문소에서 통과시켜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계속 2 >>)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현지조사>북한의 '코로나 승리'는 거짓? 진실? (2) "간부들은 이제 와서 감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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