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각지에서 가을 수확이 시작되면서, 도시 주민의 협동농장 원농동원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는 동원자에 대한 통제 관리가 예년에 없이 엄격한 데다, 제공되는 식사량이 부족해서 동원자들의 불만이 크다고 한다. 북부 양강도의 취재협력자가 현재 상황을 9월 21일에 전했다. (강지원)
◆ 농촌으로의 주민동원을 철저히 하라는 당국 지시
양강도의 중심도시인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시내의 노동자와 주민들이 인근의 삼지연군과 운흥군에 집중적으로 동원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상황을 설명한다.
"시내의 모든 공장과 기업소에서, 출근하는 인원 외 전원을 농촌에 동원하게 돼 인민위원회(지방정부)가 기업별로 갈 농장을 지정해 보내고 있다. 올해는 노동당 간부도 무조건 동원에 참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농촌동원은 봄과 가을 연 2회 이뤄진다. 아침에 농장으로 가서 저녁에 돌아오는 '통근형'과, 농촌에서 먹고 자며 작업하는 '합숙형'이 있다. 직장 외, 가정주부는 여성동맹에서, 대학생은 청년동맹에서 조직해 동원한다.
양강도는 산지가 많고 논이 적다. 지금 시기의 작업은, 감자 캐기와 수확이 끝난 옥수수의 저장과 건조, 탈곡 작업이 중심이다.
◆ 동원자는 배고픔에 도둑질도
그런데 지금 큰 문제는, 동원자들에 의한 수확물 도둑질과 빼돌리기다. 시내 주민은 모두 생계가 어려운 까닭에 동원으로 농촌에 오면 훔치거나 빼돌리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동원자가 먹을 식량의 70%는 인민위원회가 식량 정지를 내어 보장하고 나머지 30%는 동원자를 받는 협동농장이 맡게 됐다. 그러나 농장에서는 제대로 식사를 내놓지 못한다고 한다.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9월 중순 삼지연군의 한 농장에 동원된 노동자 4명이, 캐던 감자를 훔쳐서 산에 들어가 구워 먹다가 걸려서 4명 모두 3개월의 무보수 노동 처벌이 부과되는 사건이 있었다. 삼지연에 동원 다녀온 사람에게 들으니, '작년 농촌동원에서는 간식으로 감자를 삶아주기도 했는데, 올해는 농장이 아무것도 음식을 주지 않고 일만 시키고, 마치 농촌 감옥인 것 같았다'라고 반발했다. 동원자의 불만이 강하다"
◆ 수확물 반출에 철통 감시, 감자 하나라도 처벌
당국은 수확기인 지금, 농촌에서 식량이 유출되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과 통제기관, 군수공장 노동자 등의 우선배급대상에게 주는 '국가 보유 식량'의 감소를 강하게 경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동원 작업을 마친 사람이 농촌을 떠날 때는 농장 담당자가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짐이 있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해서 동원자들의 항의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감자 한 개라도 소지품 검사에서 발견되면, 그 10배를 동원자가 소속된 조직에 변상시키는 엄격한 방식이다. 그뿐만 아니라, 반출하려 한 자는 6개월 이상 무보수 노동을 부과한다고 위협하고 있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 계속 2>> )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내부> 농업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2) 밭에 울려 퍼지는 총성… 농촌에 이례적인 군부대 배치로 수확물 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