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중국 공안 당국이 국경을 따라 세운 '밀수·마약 매매 금지' 간판. 북한으로부터의 각성제와 마약 밀수는 위협이다.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북한 북부 양강도에서 압록강을 통한 중국과의 밀수와 월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혜산시에서는 주민 대상 회의에서 경찰 당국이 강하게 경계를 촉구하는 설명이 있었다고 현지 취재협력자가 10월 후반에 전했다. (강지원)

이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인민반회의에 보안국(경찰)이 와서 경고하는 내용의 강연을 한 것은 10월 18일. 압록강 상류인 삼지연시와 김형직군에서 최근 밀수와 중국으로의 도망이 잇따라 몇 건씩 적발됐다며, "밀수와 월경 행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대한 반역 행위이므로 엄중히 처벌한다"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2020년 1월 말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김정은 정권은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압록강변 일대에서 가시철조망 증강 공사를 실시하고 국경경비병을 증원 배치, 강변에 허가 없이 접근하는 것을 엄금했다. 밀수와 중국으로의 월경은 궤멸 상태가 됐다.

"보안국에서는 밀수 경력이 있는 수상한 자의 명단을 인민반장에게 주고, 야간에 외출하는지 확인시키고 있다. 그리고 저녁에 각호를 돌며 조사도 하고 있다"

밀수와 탈북의 움직임이 재개된 배경에는, 일반 주민뿐 아니라 경비를 담당해 온 군인과 경찰관의 생활고가 있다고 생각된다. 북한 국내에서는 코로나 유행이 진정되고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경비를 담당하는 병사들이 밀수꾼의 움직임을 눈감아 주고 뇌물을 받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 국가 밀수 재개의 움직임도

한편, 당국 승낙 아래 무역회사가 주도해 중국과 밀수를 하는 '국가 밀수'도 재개의 움직임이 있다.

"아는 대형 무역회사 사람이 그러는데, 중국에서 자동차 차량과 부품, 장비품의 밀수입을 사람의 왕래 없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상부에서 확인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중국에 밀수출하는 약초 재료나 산나물의 매입이 시작되고 있다. 중국 업자와 여러 가지 협의가 시작되고 있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으로, 대체로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마을 주민센터에 해당하는 동사무소의 지시를 전달하고, 주민의 동향을 세부까지 파악해 당국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